1년 미만 채권 ETF에 올해 최대 자금 유입
중동 전쟁·인플레 우려에 듀레이션 리스크 회피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중동 전쟁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초단기 채권으로 몰리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만기 1년 미만 채권에 투자하는 '초단기 채권 펀드'는 올해 들어 모닝스타의 모든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다. 지난 3월에는 월간 기준 사상 최대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초단기 채권 펀드는 현재 4% 안팎의 수익률을 제공하면서도 가격 변동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22년부터 금리 인상에 나선 이후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조합이다. 머니마켓펀드(MMF)와 유사하지만 더 다양한 채권에 투자할 수 있어 수익률은 높고, 안정성은 다소 낮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장기채는 올해 들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 변화에 민감한데, 최근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장기채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금리 급등으로 채권형 펀드가 큰 손실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던 2022년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자금 흐름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뚜렷하게 확인된다. 팩트셋에 따르면, 블랙록의 20년 이상 만기 국채 ETF에서는 올해 들어 32억 달러가 순유출됐다. 반면 블랙록의 0~3개월 만기 국채 ETF에는 222억 달러가 유입됐다. 이는 올해 전체 채권형 ETF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뱅가드의 종합채권시장 ETF 같은 대형 상품보다도 많은 자금이 몰렸다.
모닝스타의 대니얼 소티로프 애널리스트는 "많은 사람들이 2022년 경험 이후 듀레이션(자금 회수 기간) 리스크를 꺼리고 있다"며 "단기물에서도 대부분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데 굳이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 국채가 위기 시 포트폴리오를 방어해준다는 기존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021년 이후 연준 목표치인 2%를 꾸준히 웃돌면서, 국채가 과거처럼 안정적인 헤지 수단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블랙록은 최근 고객 보고서에서 "채권 금리 급등은 전통적인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 수단이 도전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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