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최대 68조원 계약" 내세웠는데…머스크 "단기 임대일 뿐"

기사등록 2026/05/29 10:27:30 최종수정 2026/05/29 11:18:24

투자설명서엔 2029년까지 월 1.8조 지급 명시

머스크 "180일 임대 계약" 발언에 계약 가치 의문

[호손=AP/뉴시스] 28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주 IPO 투자설명서에서 앤트로픽이 "2029년 5월까지 매달 12억50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일론 머스크 CEO. 2026.05.29.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일론 머스크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과의 대규모 컴퓨팅 계약을 "180일 임대 계약"이라고 설명하면서,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 투자설명서에서 제시한 내용과 배치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주 IPO 투자설명서에서 앤트로픽이 "2029년 5월까지 매달 12억5000만 달러(약 1조8700억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계약 규모는 최대 450억 달러(약 67조6300억원)에 달한다.

이 계약은 머스크가 최근 스페이스X에 편입한 AI 기업 xAI의 막대한 자본지출 부담을 상쇄할 핵심 수익원으로 평가됐다. 해당 사업부는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 만큼, 일부 투자자들은 xAI의 편입을 두고 사실상 '구제금융성 인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이날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앤트로픽과의 계약이 "상호 90일 전 통보를 통한 해지가 가능한 180일 임대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단기 계약 구조는 앤트로픽이 아니라 우리의 요청이었다"며 "컴퓨팅 자원이 매우 부족해질 경우 스페이스X가 해당 용량을 다시 확보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계약 내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계약의 최소 기간은 180일이지만 종료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개방형 구조라고 설명했다.

머스크의 이번 발언은 IPO 투자설명서 제출 이후 적용되는 '침묵 기간(quiet period)' 중에 나왔다. 이 기간에는 증권법상 경영진이 투자설명서에 기재된 내용을 넘어서는 공개 발언을 자제하도록 요구된다.

일각에서는 스페이스X가 해당 계약을 최대 450억 달러 규모로 평가한 근거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계약은 회사의 AI 사업 성장성을 보여주는 핵심 사례로 꼽혀왔다.

스페이스X는 투자설명서에서 해당 계약이 "대규모 최첨단 AI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자사를 외부 고객과 자체 사업 모두를 위한 고성능 컴퓨팅 서비스 제공업체로 소개했다.

다만 투자설명서에도 앤트로픽의 테네시주 초대형 데이터센터 '콜로서스(Colossus)' 이용 계약이 양측 모두 90일 전 통보를 통해 해지될 수 있다는 내용은 포함돼 있다.

머스크는 계약이 180일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스페이스X는 콜로서스를 수년간 임대하기로 약속한 적은 없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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