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전 별자리돌부터 포니1까지…"최초라 더 끌린다"

기사등록 2026/05/30 11:00:00

'뮤지엄×만나다'…박물관 속 최초의 순간들

191개 별자리 새겨진 아라가야의 무덤 덮개

자연사박물관 국내 最古 미라 '학봉장군미라'

최초 화장품·우표·보살상이 걸쳤던 장식물 등

【서울=뉴시스】함안 말이산 고분군 전경 13호분 돌덧널 덮개돌 아래면의 별자리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600년 전 조선의 미라, 가야 무덤에 새겨진 1500년 전 별자리, 한국 최초의 승용차 포니1, 근대 조선의 첫 우표까지.

전국 박물관이 소장품에 담긴 '최초'의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2026 박물관·미술관 주간' 대표 프로그램 '뮤지엄×만나다'는 전국 50개 기관의 소장품 가운데 '최초, 그리고 시작'을 주제로 한 유물과 작품들을 선정해 소개한다.

사람들이 '최초'에 끌리는 이유는 단순히 오래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금은 당연해진 것들의 시작점, 한 시대의 변화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기 때문이다.

경남 함안박물관의 '별자리 덮개돌'은 그런 의미에서 가장 상징적인 유물 가운데 하나다.

5세기 후반 아라가야 최고 지배층 무덤인 말이산 13호분에서 발견된 이 덮개돌에는 모두 191개의 성혈이 새겨져 있다. 고천문학자 분석 결과 실제 별자리 표현으로 판명됐으며, 삼국시대 무덤에서 별자리 그림이 확인된 유일한 사례다. 청룡별자리와 남두육성, 은하수까지 표현돼 있어 당시 아라가야인의 천문 지식과 동아시아 문화 교류를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서울=뉴시스] 충남 공주 한국자연사박물관의 '학봉장군미라'

충남 공주의 한국자연사박물관은 국내 최고(最古)의 미라인 '학봉장군미라'를 선보인다.

2004년 대전 목달동에서 발견된 이 미라는 탄소연대 측정 등을 통해 1400년대 조선 초기 인물로 확인됐다. 특히 회곽묘 구조 덕분에 원형 보존 상태가 뛰어나며, CT·MRI·내시경 검사까지 이뤄져 조선 초기 식생활과 질병, 장례문화를 보여주는 연구 자료가 됐다. 박물관 측은 "현재까지 발견된 한국 미라 가운데 가장 오래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담양우표박물관의 '문위우표'는 조선의 첫 우표다.

1884년 홍영식 주도로 도입된 근대 우편제도와 함께 등장한 문위우표는 태극 문양을 넣어 제작됐다. 하지만 우정총국 개설 직후 갑신정변이 일어나며 우편제도는 불과 19일 만에 중단됐고, 문위우표 역시 짧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조선의 근대화 열망과 정치적 혼란이 동시에 남겨진 상징적 유물이다.

[서울=뉴시스] 경주세계자동차박물관의 '포니1'

경주세계자동차박물관의 '포니1'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시작을 상징한다.

1976년 생산된 포니1은 한국 최초의 고유 모델 승용차다.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배우 유해진이 몰던 택시 모델로도 알려져 있다. 현대자동차는 포니1을 시작으로 포니2와 엑셀, 엑센트로 이어지는 독자 개발 라인을 구축했고, 이는 오늘날 한국 자동차 산업 성장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디자인코리아뮤지엄의 '박가분'은 한국 최초의 등록 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1920년 상표 등록을 마친 박가분은 신문 광고를 활용한 최초의 화장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단순 화장품을 넘어 근대 소비문화와 브랜드 개념의 출발점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주회암사지박물관의 '영락장식' 역시 눈길을 끈다.

고려 말~조선 초 왕실 사찰 회암사에서 출토된 이 장식은 보살상 몸에 별도로 걸쳤던 장신구다. 일반적으로 금동보살상에 장식을 붙여 제작하는 것과 달리, 영락장식은 따로 만들어 실제처럼 걸친 형태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크다. 현재까지 유사한 발굴 사례가 없어 '최초'라는 이번 주제와도 맞닿아 있다.

박물관·미술관 주간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국제박물관협의회 한국위원회(ICOM KOREA), 한국박물관협회가 함께 진행한다. 올해 주제는 '분열된 세상을 하나로 잇는 박물관'이다.

[서울=뉴시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2026 박물관·미술관 주간' 홍보물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6.04.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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