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5년 사이 발표된 中 학자들의 견해·정책 문헌 등 분석
자치 강조에서 강압적인 ‘완전한 정치적 통합’ 필요하다 판단
“中, 통치 과정 엄청난 도전 직면 예상에도 이념적 제약으로 해결책 못찾아”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우크라이나와 이란 전쟁으로 지구촌 곳곳의 지정학적 위기가 높아지면서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도 관심이다.
이런 가운데 호주 로위 연구소는 10일 ‘합병 후: 중국의 대만 통치 계획’이라는 장문의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는 것보다 통치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문제라는 점을 깨달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대만을 점령한 경우 어떻게 통치할 것인지에 대해 2019년부터 2025년 사이 발표된 중국의 학자들의 견해, 법률 및 정책 관련 문헌과 역사적 사례 등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 대만 해협 문제는 군사적 충돌, 봉쇄 또는 전쟁 위험에 초점을 맞춰왔으나 중국이 대만을 장악한 뒤 어떻게 통치할 것인지가 더 큰 과제라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이다.
◆ 中, 강압적인 ‘완전한 정치적 통합’ 필요하다 판단
보고서는 대만 점령 후 통치에는 공무원, 시민단체, 심지어 기업인까지 중국 공산당에 대한 충성 맹세를 강요하고, 엄격한 인터넷 감시를 시행하며, 역사적 서술을 왜곡하는 것 등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전략에도 변화가 있어 ‘평화적 통일’과 ‘자치 강조’를 역설했으나 ‘완전한 정치적 통합’으로 초점이 변했다고 지적했다.
대만의 경쟁력 있는 선거, 활발한 시민 사회, 국민 주권과 같은 가치, 대만-미국 안보 협력, 그리고 글로벌 정보 네트워크와의 긴밀한 통합 등이 완전한 정치적 통합 없이는 통치할 수 없는 ‘고위험 통치 지역’으로 보기 때문이다.
홍콩에서 2019~2020년 나타난 시위와 그에 따른 국가보안법 시행 및 홍콩 정치 체제의 재편도 엄격하게 제한되고 지속적으로 감독되지 않는 자치권은 정권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는 교훈도 이 같은 전략 변화를 가져왔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대만중앙통신은 27일 보고서에 나타난 대만 점령 후 통치 방식을 크게 5가지로 분류했다.
◆ 충성 맹세 및 정치적 검증
대만 점령 후 구체적인 통치 방식 중 첫 번째는 충성 맹세 및 정치적 검증이다.
중국 학자들은 통일 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안정적인 정치 환경 확보를 꼽는다.
이를 위해 정부 관료부터 변호사, 언론인, 시민단체, 심지어 사업가까지 모두 중국 공산당에 충성을 맹세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직장을 잃거나 투옥될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선거에는 ‘애국적인’ 후보자만 출마할 수 있도록 개편돼 수십만 명의 투표권을 박탈당할 가능성이 있다. 명시적으로 충성을 맹세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든지 ‘대만 독립 옹호자’로 분류된다.
◆ 네트워크 모니터링 강화
현대 통치의 핵심은 잠재적 위협을 조기에 파악하고 네트워크 형태로 발전하기 전에 제거하는 것이다.
대만의 선진 디지털 인프라는 분리주의 세력의 동원과 ‘사이버 주권’ 운동에 대한 외국의 간섭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통일 후 대만의 디지털 인프라는 중국의 규제 체계에 신속하게 통합될 수밖에 없다.
온라인 플랫폼, 인스턴트 메시징 소프트웨어, 소셜 미디어 등은 콘텐츠 검열, 알고리즘 필터링, 실명 등록 등을 해야 한다.
◆ 학교 교육과 역사 서술의 재구성
대만의 젊은이들은 중국과 거의 아무런 연관이 없고 중국에 대한 정서적 애착도 부족하다.
따라서 통일 후 정부는 청년, 교육, 문화 산업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서는 역사적 서술을 재해석해 중국 민족의 공동 유산과 중국 공산당 주권의 정당성을 강조한다.
국민 주권과 권력 분립 같은 민주주의 개념은 국가 통합, 공동 이익, 국가 권위로 대체한다.
교육자들에게는 ‘대만 독립 관련 요소’를 교육 시스템에서 완전히 배제하도록 엄격한 기준을 제시한다.
◆ 미디어 생태계의 재편
대만의 자유방임적 언론 환경은 저항의 원천이다.
중국 학자들은 주권에 도전하고 저항을 미화하는 담론의 확산을 막고 국가 정체성과 정치적 정당성을 강화하는 담론을 재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통일 후 문화정책은 미디어에서부터 언어 사용, 국기, 축제, 기념 행사 및 의식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이다.
통일 후에는 관련 축제와 기념 행사가 중국의 정치적 의제에 통합된다.
◆ 경제 통합 : TSMC는 국가 전략에 통합
대만의 기술 산업, 특히 TSMC의 중요성을 보고서는 강조했다.
중국 정부와 학계는 TSMC와 대만의 반도체 산업을 어떻게 규제할지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중국 학자들은 TSMC 같은 기업을 국유화가 아닌 수출 통제나 핵심 광물 공급 통제 같은 방법으로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TSMC 등을 미국 및 동맹국과 ‘전략적 디커플링’을 위한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대만의 고부가가치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중국 경제 전반의 회복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전략적 자산으로 여겨진다.
◆ 강력한 통제와 위험성
이와 같은 크게 5가지 방법을 통한 강력한 통제가 안정을 가져올 수 있지만 반드시 대중의 지지를 얻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서는 지적한다.
감시, 검열, 그리고 끊임없는 투옥 위협은 단기적인 불안정을 완화할 수 있지만 사회적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정치적 검열과 감시는 막대한 행정적, 재정적, 정치적 자원을 소모해 ‘통치 피로감’을 초래할 수도 있다.
중국은 민주주의가 확고히 자리 잡은 대만을 그들의 의지에 반해 통치해야 한다는 엄청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알고 있지만 이념적 제약 때문에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통합에 대한 생각은 해결되지 않은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신뢰할 만한 보장이 없는 자치권은 신뢰를 낳지 못하고, 강압은 안정을 가져올 수는 있지만 정당성을 확보할 수는 없으며, 경제 통합은 동의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만을 무력으로 통치하는 것은 중국에 크고 지속적인 정치적, 경제적, 안보적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중국의 국내 정치, 국제적 위상, 그리고 세계 경제 안정에도 수십 년 동안 영향을 미친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기밀로 분류된 계획 문서, 당 내부 평가, 군사 및 안보 계획 담당자들의 내부 작업 과정 등은 반영되지 못한 것은 한계로 지적됐다.
따라서 이 논문은 통찰력을 제공하며 분석적으로 흥미로운 특징들을 파악하려는 시도여서 확정적인 설명이라기보다 출발점에 가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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