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네수 임시수반 수사 중단"…'로드리게스 체제' 힘싣기

기사등록 2026/05/28 16:17:00

"마약당국, 최소 2018년부터 수사"

헌법상 "90일 내 대선"도 유야무야

[카라카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에 제동을 걸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에 협조적인 로드리게스 체제에 힘을 싣는 조치로 보인다. 사진은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이 2월19일(현지 시간) 카라카스 미라플로레스궁에서 국회가 승인한 사면 법안을 들어보이는 모습 2026.05.28.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에 제동을 걸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에 협조적인 로드리게스 체제에 힘을 싣는 조치로 보인다.

AP는 27일(현지 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마이애미주 연방검찰에 오랫동안 마약단속국(DEA) 수사 대상이었던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에 대한 형사 수사를 중단할 것을 비공식 지시했다"고 전했다. 한 전직 당국자는 "'손을 떼라'는 지시가 모두에게 내려왔다"고 했다.

DEA가 어떤 혐의로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 수사를 이어왔는지, 실제로 기소를 앞둔 상태였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법무부는 "중단할 수사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며 수사 자체를 부인했다.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최소 2018년부터 DEA 수사망에 올라 있었고, 그 당시부터 오빠인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과 함께 미국 제재 대상에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주요 혐의는 마약 밀매, 금 밀수 등으로 알려졌다.

A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로드리게스 수사 중단 지시는 니콜라스 마두로(대통령) 체포 이후 베네수엘라를 안정시키려는 행정부 노력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백악관이 수사 중단에 직접 관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초 베네수엘라를 급습해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테러 혐의로 압송했다.

궐위된 대통령직은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승계했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정권을 인수할 것이라는 국제사회 관측을 깨고 로드리게스 체제에 힘을 실었다.

베네수엘라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직 궐위 90일 내에 대선을 치러야 함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은 이달 초 선거 시점을 묻는 기자 질문에 "언젠가(sometime)"라며 즉답을 피했다.

AP는 이에 대해 "미국은 로드리게스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고 그를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국가원수로 인정했고, 트럼프는 지난 3월 '로드리게스는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양국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선거 언급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야권은 반발하고 있다. 진 샤힌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에게 "그녀는 마두로 정권의 핵심 인사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나섰다는 어떤 신호도 없이 제재가 해제됐다"는 서한을 보냈다.

릭 데 라 토레 전 중앙정보국(CIA) 베네수엘라 지부장은 "그는 평생 맑스주의자였고 세계 최악 부패 정권의 고위 인사였지만, 미국은 그에게 숨 돌릴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의 효용에는 유효기간이 있다. 결국 정의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기소를 피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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