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ATO 위기대응 전력지원 대폭 축소 계획”…전략폭격기·군함·드론 감축

기사등록 2026/05/27 01:38:50
[다보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을 틈타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별도로 만나 회담하고 있다. 2026.01.22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위기 상황 때 유럽 동맹국 지원에 투입하는 군사 전력을 대폭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 MSN, 러시아 투데이(R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고문 알렉산더 벨레스그린은 지난주 벨기에 브뤼셀 NATO 본부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에 참석해 회원국 고위 관계자들에게 전략폭격기와 전투기, 구축함, 공중급유기, 드론 등 지원 전력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했다.

슈피겔은 미국이  NATO 신속대응 체계인 ‘NATO 전력 모델(NATO Force Model)’에 제공하는 군사 자산을 대폭 줄일 생각이라고 전했다. NATO 전력 모델은 유사시 단기간 내 투입 가능한 병력과 장비 체계를 뜻한다.

NATO에 지원하는 전략폭격기 규모를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방침이다. 전투기 제공 규모도 3분의 1가량 축소할 예정이다.

미국 해군 역시 NATO에 제공하는 구축함 수를 줄이고 잠수함은 더 이상 지원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한다.

또한 유럽 회원국들이 정찰용 드론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도록 하고 무장 드론 제공도 대폭 줄인다고 슈피겔은 소개했다.

미국은 오는 6월 초 열리는 전력 생성 회의(force generation conference)에서 세부 계획을 추가 브리핑한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NATO는 최근 들어 미국의 안보공약 약화 우려 속에 심각한 긴장 상태에 놓여있다. 일부 유럽 국가는 미국이 NATO에서 사실상 발을 빼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들이 국방비를 충분히 지출하지 않고 있다고 거듭 비판해 왔다.

이미 독일 주둔 미군 5000명을 철수하겠다고 밝혔으며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장악 의사까지 드러내며 대서양 동맹 갈등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전쟁 과정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위한 지원에 유럽 국가들이 소극적이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NATO 탈퇴 가능성을 거론하며 미국이 집단방위 조약 의무를 계속 이행해야 하는지에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슈피겔은 트럼프 대통령이 NATO 회원국들을 자신의 정책 지지 여부에 따라 ‘말 잘 듣는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로 구분한 명단까지 작성했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미군의 유럽 철수가 이미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2025년 시점에 유럽에는 8만명 이상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 상시 병력을 유지해 왔다.

다만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과 충돌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유럽 주둔 병력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슈피겔에 설명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지난주 스웨덴 회의에서 NATO 외무장관들에게 “장기적으로 유럽 내 미군 규모는 과거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이 인도·태평양과 중동, 서반구 지역에도 안보 의무를 지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두 개 전선을 동시에 감당할 수 있는 군 구조”를 갖추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병력 재배치가 정치적 결정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주둔 미군 문제를 공개적으로 정치 사안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갈등 이후 독일 주둔 미군 감축을 선언한 반면 보수 성향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이 당선한 폴란드에는 미군 5천명을 추가 배치하겠다고 표명했다.

NATO 대변인은 슈피겔에 “NATO 전력 계획에서 미국 의존도가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며 “유럽과 캐나다가 국방 투자를 늘리는 만큼 동맹 내부 군사 역할 재조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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