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 세탁' 기승에…경찰, 수사관 가상자산 추적 교육 확대

기사등록 2026/05/24 10:00:00

직접수사부서 100명·범죄수익추적팀 50명 교육

고난도 사건은 민간 분석의견 활용

[서울=뉴시스] 해당 이미지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 후 편집함. *재판매 및 DB 금지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보이스피싱과 투자사기 등 범죄수익이 테더(USDT) 등 가상자산으로 세탁돼 해외로 유출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경찰이 수사관을 대상으로 한 가상자산 추적 교육을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대포통장 유통조직과 해외 자금세탁 조직이 1170억 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테더 등으로 세탁한 사건이 적발되는 등 가상자산 추적이 일선 수사의 핵심 현안으로 부상한 데 따른 조치다.

24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올해 하반기 직접 수사부서 수사관 100명을 대상으로 가상자산 추적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교육은 오는 8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되며 예산은 2억5600만원이다.

사이버범죄수사대 등 수사관 75명이 참여하는 전문 과정에서는 지갑 주소 추적, 거래소 연계 분석, 자금 이동 경로 파악 등을 다룬다. 관련 자격증을 보유한 수사관 25명을 대상으로 하는 심화 과정에서는 믹싱 등 익명화 기술 대응과 복합 거래망 분석, 범죄 사례 기반 추적 기술을 교육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범죄수익 추적 전담 인력에 대한 교육도 처음으로 개설된다. 경찰청 경제범죄수사과는 올해 신규 예산 1억 원을 확보해 하반기 중 전국 시도경찰청 범죄수익추적수사팀 수사관 50여 명을 대상으로 가상자산 추적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은 수사관 교육과 별도로 민간 전문업체를 통한 가상자산 분석 지원 사업도 병행한다. 최근 여러 계좌로 가상자산을 분산 전송하거나 다른 종류의 코인으로 바꾸는 등 추적을 어렵게 하는 세탁 기법이 늘면서, 고난도 사건에 대해서는 외부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분석·추적 효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민간업체는 특정 지갑 주소나 거래 내역을 바탕으로 자금 이동 경로와 최종 귀결 지점 등에 대한 전문 의견을 제공한다. 다만 경찰은 분석 의뢰 과정에서 구체적인 수사 사항은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지원은 통상 현장 방문이나 유선 방식으로 이뤄지고, 필요할 경우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할 수도 있다.

민간업체가 실제 수사와 관련된 분석에 참여하는 만큼 하도급은 허용하지 않고, 용역 결과물과 개인정보 등은 외부 유출 금지 대상으로 관리된다.

경찰이 전문 교육과 민간 협력을 동시에 추진하는 배경에는 가상자산을 활용한 범죄수익 세탁 수법이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지난 20일 국내 대포통장 유통조직과 중국 심천 거점 자금세탁 조직원 등 149명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고 이 중 7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보이스피싱과 투자사기로 확보한 범죄수익금 1170억 원 상당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데, 자금세탁 방법 중 테더코인을 활용한 비율이 72%에 달했다.

범죄수익이 은행 계좌를 넘어 가상자산 지갑과 해외 거래소로 이동하면서 수사 난도도 높아지고 있다. 범죄조직들은 주로 도심 업무지구 오피스텔 등에 미신고 환전업체를 차려놓고 피해금을 테더 등 가상자산으로 바꾼 뒤 해외 지갑이나 거래소로 전송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 달러 가치에 연동되는 테더는 가격 변동성이 작고 해외 송금이 쉬워 자금세탁 창구로 자주 악용된다.

국수본은 테더를 이용한 환전·세탁 범죄에 대한 대응 수준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박성주 경찰청 국수본부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단속 강화, 수사요원 추적 전문 교육, 금융정보분석원(FIU) 등 유관기관과의 협업 강화라는 세 가지 틀에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추적 역량이 범죄수익 환수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라고 지적한다. 서준배 경찰대학 금융범죄분석센터장은 "초국가 범죄의 자금세탁에 가상자산이 전방위로 활용되면서 가상자산 추적이 범죄수익 환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며 "범죄수익을 몰수·추징하기 위해서는 골든타임 내 가상자산을 압류해야 하므로 영장 신청 등 사법 절차를 전담하는 경찰의 자체 전문성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가상자산 범죄는 해외 지갑이나 거래소를 거치며 자금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많아 추적이 어렵다"며 "범인 특정과 피해 회복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수사관의 가상자산 추적 역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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