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창사 이래 첫 본사 파업 기로…오늘 지노위 '최종 조정' 분수령

기사등록 2026/05/27 06:00:00 최종수정 2026/05/27 06:04:24

카카오 본사 노사 27일 경기지노위서 2차 조정…합의 불발 시 합법 쟁의권 확보

5개 법인 조합원 찬반투표 이미 가결…본사 결렬 땐 그룹 최초 '공동 총파업'

[성남=뉴시스] 김명년 기자 =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조합원들이 2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5.20. kmn@newsis.com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카카오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본사 파업 문턱에 섰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 막판 타협점을 찾은 가운데 카카오 노사도 추가 조정에서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 산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본사 노사는 이날 오후 3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경기지노위)에서 2차 조정 회의를 진행한다.

앞서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 이하 노조)는 임금 인상률과 성과 보상 체계 등을 둘러싼 사측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교섭 결렬을 선언, 경기지노위에 조정을 신청했다. 노사는 지난 18일 1차 조정에서 합의에 실패했으나, 양측 요청에 따라 조정 기일을 한 차례 연장한 바 있다.

이날 조정마저 결렬돼 노동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카카오 본사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4개 계열사는 이미 조정 중지로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특히 지난 20일 본사를 포함한 5개 법인의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모두 가결된 만큼 본사 조정 결과에 따라 카카오 그룹 창사 이래 최초의 '공동 총파업'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조정을 하루 앞두고 계열사 갈등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노조는 전날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엑스엘게임즈에서 진행 중인 희망퇴직과 전환배치 절차에 반발하며 "실제 희망퇴직을 넘어 정리해고와 같은 강제적 구조조정을 강행할 경우 파업투쟁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통해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5개 계열사 공동 총파업 가능성 고조…삼성전자처럼 극적 타결 이뤄낼까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잠정 합의된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 위원장,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이 손을 맞잡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노사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중재로 다시 임금협상에 나섰다. (공동취재) 2026.05.20. photo@newsis.com

카카오 노사 갈등은 최근 산업계 주요 노사 현안 가운데 삼성전자 못지않게 주목받았다. 삼성전자가 제조업 대표로서 생산라인 차질 우려가 컸다면,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비롯해 금융, 클라우드 등 국가적 디지털 인프라를 운영하는 플랫폼 기업이라는 점에서 파급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IT업계 전반의 성과급 잔혹사와 보상 현실화 요구가 맞물린 점도 사태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다.

카카오 역시 삼성전자처럼 이날 조정에서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본사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하더라도 곧바로 파업에 돌입하기보다 추가 교섭을 이어갈 여지는 남아있다.

하지만 본사까지 쟁의 국면에 접어들 경우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무거워진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의 부분 파업 사례는 있었으나 본사와 주요 계열사가 동시에 파업 선상에 오른 것은 이례적이다.

노조는 지난 20일 판교역 광장 결의대회에서 "사측의 늑장 대응으로 지난달에야 교섭이 시작됐고 이후에도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며 경영 쇄신, 고용 안정, 공정한 성과 보상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사측 교섭 대표는 신종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경영지원총괄로서 직접 전면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거두고 카카오톡의 AI 에이전트화 등 핵심 전략을 통해 시장 신뢰 회복에 나선 엄중한 시기인 만큼 신 CFO가 어떤 절충안을 제시할지가 관건이다.

◆서비스 마비 확률 낮지만 주가 부양엔 급브레이크
[서울=뉴시스] 카카오 사옥. (사진=카카오 제공)

카카오 본사가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당장 카카오톡이나 카카오페이 등 주요 서비스가 전면 중단될 가능성은 낮다. 제조업과 달리 서버 기반의 플랫폼 서비스는 자동화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부 진통 장기화에 따른 조직 안정성 저하와 의사결정 지연이다. 특히 최근 대대적인 사법 리스크와 경영 위기를 수습하고 미래 AI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시점에서 내부 결속이 깨지는 것은 치명적이다.

주가 부양을 노리던 경영진에게도 대형 악재다. 카카오는 최근 임원 28명이 책임 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약 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발표하며 투자 심리 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파업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악화된 투자 심리를 돌이키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카카오뱅크 등 다른 계열사들도 임단협을 진행 중이어서, 본사 사태가 그룹사 전체로 번지는 도미노 파업 우려도 나온다.

카카오 사측은 "지난 18일 노사가 조정 기한을 연장하기로 합의한 만큼, 남은 기간 성실히 교섭에 임해 원만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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