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학폭 피해 2년 새 2.5배 급증…신체폭력도 6년 만 최고(종합)

기사등록 2026/05/19 11:40:39 최종수정 2026/05/19 13:02:24

푸른나무재단, '2026 학교폭력 실태조사' 발표

언어폭력 가장 높아…신체·사이버폭력 뒤이어

피해 후 쌍방 신고 증가세…분쟁 확대 양상 보여

피해 보호자 "학교·지역사회 지속적 관심 필요"

[서울=뉴시스] 조수원 기자 = 비영리단체(NGO) BTF푸른나무재단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6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를 발표했다.왼쪽부터 김석민 푸른나무재단 과장, 김미정 상담본부장, 이종익 재단 상임대표.2026.05.19. tide1@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교폭력(학폭) 피해가 최근 2년 사이에 2.5배 급증하고 신체폭력 비중도 최근 6년 사이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반면 피해 학생들의 도움 요청은 줄고 방관은 늘어났다.

비영리단체(NGO) BTF푸른나무재단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6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온라인을 통해 지난해 11~12월 초중고교생 8476명, 올해 초 보호자 521명을 대상으로 각각 진행됐다.

조사 결과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전체의 6.2%였다. 가해 경험은 2.5%, 목격 경험은 10.5%로 집계됐다.

교급별로는 초등학생 피해 경험 비율이 12.5%로 가장 높았고 중학생 3.4%, 고등학생 1.6% 순이었다. 가해 경험 역시 초등학생이 5.2%로 가장 높았으며 중학생 1.4%, 고등학생 0.2%로 나타났다. 목격 경험도 초등학생(17.8%)이 중학생(8.1%)과 고등학생(3.6%)을 크게 웃돌았다.

피해유형으로는 언어폭력이 23.8%로 가장 많았고 신체폭력(17.9%)과 사이버폭력(14.5%)이 뒤따랐다.

특히 초등학생의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지난 2023년 4.9%에서 지난해 12.5%로 약 2.5배 증가했다. 신체폭력 비율 역시 2년 전 10.6%보다 7.3%포인트(p) 상승해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김미정 재단 상담본부 본부장은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초등학생들이 몸놀이·몸장난과 폭력 간 경계가 모호하다"며 "어제까지 같이 몸으로 놀았다가 내일 가해로 보여 신고하는 상황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등학교 학생들은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처음 들어서 학폭이라는 단어가 강하게 남는다"며 "조사에 참여할 때 민감하고 순수하게 응답하는 것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비영리단체(NGO) BTF푸른나무재단은 19일 '2026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를 발표했다.(사진=BTF푸른나무재단 제공).2026.05.19.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사이버폭력은 온라인게임을 매개로 한 피해가 확대됐다. 온라인게임 관련 피해 경험 비율은 2024년 16.2%에서 2025년 39.9%로 급증했다.

온라인게임은 사이버 갈취·강요 피해 장소 1위(36.6%)였고 사이버 성폭력 피해 장소에서도 가장 높은 비중(30.4%)을 차지했다.

온라인게임 피해 학생의 온·오프라인 중복 피해 경험률은 95.7%로 전체 피해 학생 평균(40.2%)을 크게 웃돌았다. 재단은 온라인게임이 단순한 놀이 공간을 넘어 현실 관계와 결합된 복합 피해의 주요 경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석민 푸른나무재단 과장은 "과거 사이버폭력은 메신저와 당시 채팅방 중심이었지만 최근 실시간 음성대화 등 게임 공간에서 갈등과 폭력 양상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라인게임은 경쟁과 승패, 팀 내 책임 전가가 쉽게 일어나는 구조를 갖고 있어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욕설과 성적 괴롭힘 등 게임 중 감정 표현이나 장난으로 축소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폭력 피해 이후 도움 요청은 줄어든 반면, 방관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반복 피해와 반복 가해는 2023년 이후 각각 약 1.4배 증가해 지난해 각각 54.4%, 35.9%에 달했다. 그러나 피해 후 도움을 요청했다는 응답은 49.4%에 그쳤다.

피해 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응답은 33.0%로 2023년(10.9%) 대비 약 3배 늘었다. 폭력을 목격한 뒤 '가만히 있었다'는 응답도 54.6%를 기록했다.

학교폭력 악순환을 끊는 주요 방식으로는 사과와 반성이 확인됐다. 다만 현장에서는 분쟁이 확대되는 양상도 보였다.

피해가 해결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가해학생에게 사과를 받지 못해서'(50.8%)가 지목됐다. 피해 이후 필요한 도움으로 '가해학생의 사과'를 꼽은 응답도 2023년 51.8%에서 2025년 70.8%로 급증했다.

가해학생 역시 가해를 그만둔 가장 큰 이유로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게 돼서'(37.0%)를 꼽았다. 다만 피해 후 쌍방 신고 경험은 2023년 40.6%에서 2025년 52.6%로 증가해 분쟁이 확대되는 현실이 드러났다.

학교폭력 감수성과 예방교육의 실효성도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모든 학교폭력 유형을 학교폭력으로 인식한 학생의 비율은 64.0%에 머물렀고, 목격 후 방관 이유 중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몰라서'라고 응답한 비율은 2023년 12.6%에서 2025년 27.0%로 증가했다.

동시에 예방교육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응답한 학생 중 피해학생을 도운 비율은 31.9%에 머물렀지만 '매우 도움이 됐다'고 응답한 학생은 68.0%가 도움에 나섰다.

그럼에도 예방교육 만족도는 지난 2024년 72.0점에서 2025년 69.8점으로 하락한 것으로 파악돼 재단은 예방교육이 정보 전달을 넘어 행동 역량을 기르는 방식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해석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원 기자 = 비영리단체(NGO) BTF푸른나무재단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6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사진은 학교폭력 피해 학생 보호자인 박지연(가명)씨가 말하는 모습.2026.05.19. tide1@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기자회견에는 학폭 피해학생의 보호자인 박지연(가명)씨도 참석했다.

자녀가 2년 동안 또래 학생들에게 폭행과 괴롭힘을 당했다는 박씨는 "학교폭력을 인지하기 전에는 어떤 일 벌어지고 있지만 학폭인지 모르는 답답함이 있었고 인지 후에는 증거영상을 마주해서 충격이었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학폭을 빠른 시일에 알아차리지 못해 아이 혼자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는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며 "학폭을 인지하고 사건을 진행할 땐 주변 반응으로 힘들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심하게 당하고 나서 학교 진학도 포기하고 지금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며 지금도 말 못 하고 있을 피해학생과 보호자들을 위해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재단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교육감·지방자치단체장 후보에 대한 정책도 제안했다.

이번 정책 제안은 학교와 지역사회를 축으로 ▲안전한 학교 회복 ▲되풀이되는 학교폭력의 악순환 차단 ▲침묵과 방관의 학교문화 개선 ▲학교폭력 대응이 작동하는 지역 책임체계 마련 ▲아동·청소년 마음건강 인프라 확충 ▲학교폭력의 지역사회 갈등 확산 예방 등이 포함됐다.

한편 푸른나무재단은 학교폭력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실태를 정확히 알리는 데 있다는 신념 아래 25년째 전국 단위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tide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