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대 노조서 한달새 4천명 탈퇴…'과반 노조' 지위 위기

기사등록 2026/05/17 14:09:06

조합원 7.6만명 육박했는데…7.1만명으로 감소

DX 조합원, 형평성 문제 제기…가처분 움직임도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조합원들이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4.17.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삼성전자 첫 과반 노조이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에서 한 달 동안 4000여명의 조합원이 탈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非) 반도체 소속인 디바이스 경험(DX) 부문 소속 조합원들은 노조의 모든 의제가 반도체 부문 성과급 지급에 집중되자 조합 탈퇴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노사의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비반도체 조합원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과반 노조 지위도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 노조 조합원수가 한 달 새 약 4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4·23 평택 결의대회를 앞두고 조합원수는 7만5000명을 넘어섰다.

그런데 지난달 28일 탈퇴 신청 건수가 500건을 넘긴 뒤 29일에는 일일 탈퇴 신청 건수가 1000건을 넘어섰다.

5월 들어서도 DX 조합원들의 탈퇴 행렬이 이어지면서 이날 기준 7만1625명으로 줄었다.

DX 조합원들은 성과급 논의가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 솔루션(DS)부문 중심으로 진행되자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조합을 탈퇴하고 있다.

탈퇴 행렬이 이어지면서 초기업노조의 '과반 노조' 지위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조가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해 사태가 장기전에 돌입할 경우 조합원들의 이탈이 가속화할 가능성도 있다.

초기업노조가 과반 노조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체 임직원의 절반 수준인 6만4000여명 선을 지켜야 한다.

과반 노조 지위가 흔들릴 경우 사측과의 향후 협상 주도권이나 법적 정당성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현재 삼성전자는 5개 노조가 활동하는 복수 노조 체제다.

이 중 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등이 공동교섭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동행노조는 지난 4일 동행노조가 '신뢰 훼손'을 이유로 공동 대오에서 이탈했다.

동행노조는 전사 공통재원 활용과 특별성과급 반영 등을 요구했지만, 교섭 과정에서 해당 안건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전삼노 내부에서도 초기업노조에 위임한 교섭권을 회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바 있다.

전삼노는 전 직원을 아우르는 '공통재원'을 안건에 포함할 것을 건의했지만, 초기업노조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해당 안건이 없다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노조가 조합비를 기존 1만원에서 5만원으로 올리기로 하고, 파업기간 활동할 스태프를 모집하며 수당 300만원 지급 등을 내걸면서 DX 조합원들의 탈퇴 행렬에 불이 붙은 바 있다.

최근에는 초기업노조가 지난 3월 쟁의 찬반투표를 진행하면서 월 조합비의 5%를 집행부 직책수당으로 편성하는 규정도 투표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져 사내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DX 소속 조합원들은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임금협상 체결 및 파업 금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현재 교섭이 DS 부문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DX 구성원의 이해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18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추가 사후조정을 진행한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압박하면서 노사 모두 성실 협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대로 대표교섭위원을 기존 김형로 부사장에서 여명구 피플팀장으로 교체했다.

전날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나서 '전 세계 고객'을 향해 사과하고, 노조를 향해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다독였다.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도 이날 국무총리 담화에 대해 "삼성전자 노사 화합이 될 수 있도록 사후조정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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