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절제 없이 정치적·개인적 이익 앞세워
관세 실패로 중국의 희토류 레버리지 강화
미국 힘 원천인 동맹 멀리하고 과학 연구 약화
시진핑에 양보 말고 최소한의 합의만 추구해야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기 때와 2기 때의 잘못된 대 중국 정책으로 미국을 중국에 비해 약화시켰으며 특히 2기에서 피해가 심각하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각) 사설로 지적했다.
다음은 “트럼프의 중국 정책이 미국을 약하게 만들었다(Trump’s China Policy Has Weakened America)라는 제목의 사설 요약.
미중 정상회담은 세계를 바꿀 수 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1972년 베이징 방문은 냉전에서 미국이 소련에 대해 우위를 점하는 데 기여했다.
장쩌민 국가주석의 1997년 미국 순방은 중국의 세계 경제 편입을 수월하게 하고 중국의 국가적 부상을 가속했다.
◆현 임기 동안 입힌 피해가 더 심각
트럼프가 10년 전 처음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그는 중국이 미국의 이익에 위협이 된다고 올바르게 규정하고 과거 미국 대통령들의 순진함을 비판했다. 그러나 재임 두 번 모두에서 트럼프는 중국에 비해 미국을 약화시켰다. 2기에서 특히 피해가 심각하다.
실패한 관세가 대표적으로 굴욕적인 일련의 사건들을 촉발했다. 관세는 대법원이 일부를 불법으로 판결하기 전에도 중국을 위협하는 데 효과가 없음이 드러났다.
중국은 귀중한 희토류 금속에 대한 미국의 접근을 제한했고, 자신이 얼마나 큰 레버리지를 갖고 있는지를 깨달았다. 광물에 대한 접근을 회복하기 위해 트럼프는 중국이 인공지능을 구동하는 첨단 미국 반도체를 구매하도록 허용하는 데 동의했다.
트럼프는 또 오랫동안 적수를 견제하는 데 핵심이었던 미국 힘의 원천을 희석시켰다. 일본, 호주, 인도, 유럽연합(EU), 캐나다를 포함해 중국을 견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동반자들을 멀리했다. 과학 연구 자금을 삭감해 인공지능, 녹색 에너지 및 다른 분야에서 미국의 역량을 약화시켰다.
트럼프는 힘의 아우라 없이 베이징에 도착했다. 이란과 전쟁이 미국 경제를 해쳤고, 그는 시진핑에게 농업 및 기타 분야에서 더 많은 미국 상품을 구매하도록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대가로 시진핑은 대만에 대한 미국 지지를 약화시키고 미국 반도체에 대한 접근을 더 늘리기를 원한다. 이 교환들 중 어느 것도 미국에 좋은 거래가 아니다.
트럼프와 보좌관들은 시진핑도 아시아 이웃 나라들과 긴장된 관계, 부동산 침체, 실망스러운 고용 시장, 인구 붕괴 등 문제들을 안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가장 안전한 정상회담 결과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생물학 무기 개발 제한과 같은 좁은 합의일 것이다. 양국은 또 관계를 안정시키고 군사 소통이 계속되도록 해야 한다.
중국 정책은 트럼프가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에서 공감대를 바꾼 보기 드문 분야다. 그는 2016년 선거운동에서 중국이 미국을 이용해 왔으며 미국 지도자들이 더 강경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취임 후 그는 반도체, 철강, 전자 제품, 산업 기계류 및 기타 제품에 대해 표적화된 관세를 부과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관세들을 대체로 유지하거나 확대했고, 중국의 침략을 억제하기 위해 아시아에서 동맹을 강화했다.
한동안 트럼프는 미국의 권력을 약화시키려는 나라를 향한 초당적 현실 정치 시대를 열기 시작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트럼프는 전략적 절제를 거의 보이지 않았고, 국가의 이익보다 자신의 개인적·정치적 이익을 우선시했다. 1기가 끝나기도 전에 그는 중국에 대한 우려를 포기하기 시작했다. 2기에서는 더욱 유화적이 됐다.
◆'중국 아시아 지배 허용'으로 기운 듯
미 정부는 국가안보전략에서 더 이상 중국과 관계를 ”강대국 경쟁“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트럼프는 오히려 미국이 라틴아메리카와 중동에 집중하는 동안 중국이 아시아를 지배하도록 허용하는 방향으로 기우는 것처럼 보인다.
2기 관세는 그의 실패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줬다. 미국의 동맹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적용됐으며, 트럼프는 이를 무질서하고 불법적으로 부과했다.
호주의 싱크탱크인 로위연구소는 최근 "미국이 아시아에서 입지를 잃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지난 몇 달간 이란과의 전쟁이 이 추세를 계속했다. 베트남과 필리핀 같이 중국에 회의적인 일부 나라들도 에너지 접근을 위해 베이징에 도움을 구했다.
이란의 훨씬 작은 군대를 격파하지 못하는 미국의 무능함은 중국의 침공으로부터 대만을 방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의문을 일으켰다.
이번 주 정상회담의 가장 큰 위험은 트럼프가 더 많은 대두 및 기타 농산물 수출 같은 단기적 이익을 장기적 중국의 이점과 맞바꿀 것이라는 점이다.
시진핑은 대만을 중국 본토와 재통일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미국이 대만 독립에 명시적으로 반대하거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연기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두 가지 모두 받아들이면 실수가 될 것이다. 이미 트럼프는 민주적 동반자이자 경제 파트너로서 대만의 미래에 대한 우려스러운 수준의 관심 결여를 시사해 왔다.
대만은 미국 기업들이 사용하는 많은 반도체를 제조한다. 중국은 자체적으로 가장 첨단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경쟁에서 아직 미국에 크게 뒤져 있다.
바이든 정부가 미국 기업들이 최첨단 반도체를 중국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한 것이 인공지능 격차에 기여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 문제에서 더 유약했다.
시진핑은 첨단반도체 수출 제한 해제를 원하고 트럼프가 완화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현재 엔비디아의 고급 H200 칩을 구매할 허가를 받았지만, 블랙웰이라는 최상위 칩 구매는 여전히 차단돼 있다. 트럼프가 제한을 해제한다면 시진핑에게 엄청난 승리를 안겨주게 될 것이다.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은 전 세계에 중요하다.
중국은 아시아를 지배하고 세계적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인권과 정치적 평등의 중요성을 격하하려 한다. 민족적·종교적 탄압이 용인되는 세계를 원한다.
중국은 러시아, 북한, 이란을 포함한 여러 잔인한 독재 정권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다. 다원주의, 자유 및 기타 자유주의적 가치를 믿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시진핑과 중국 공산당이 더 큰 영향력을 갖는 세계에 반대해야 한다.
미국이 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최선의 희망은 트럼프의 혼란스럽고 사리사욕에 치우친 통치와 외교 방식을 거부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미국은 20세기 내내 이어진 파시즘과 공산주의에 맞선 투쟁에서 승리한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 무역과 안보의 국제 체계를 재건하는 동맹을 포함한 전략이다. 그렇게 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트럼프가 중국에 더 많은 승리를 안겨줌으로써 그 과제를 더 어렵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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