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통합돌봄' 했더니…암환자 건강 20% 개선

기사등록 2026/05/14 07:01:00 최종수정 2026/05/14 07:12:24

'만성질환 노인 통합돌봄 프로그램' 결과 발표

'나 돌봄' 프로그램, 암환자 자기 효능감 높여

전체 통합건강점수 16.4%↑…암환자는 20.3%↑

[서울=뉴시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화성시동탄노인복지관 '나 돌봄'(몸-마음-영성) 프로그램 운영 모습. (사진=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필요한 의료·요양·돌봄을 한 번에 받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실제 만성질환 노인의 전반적인 건강지표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4일 한림대의료원에 따르면 김준영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사회사업팀 팀장(의료사회복지사), 김호선 화성시동탄노인복지관 과장(사회복지사), 김여진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이송월 박사과정 등 연구팀은 '노인 만성질환자의 통합건강증진을 위한 병원과 노인복지관 협업 나 돌봄(몸-마음-영성) 프로그램 효과성 연구'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화성시동탄노인복지관을 이용하는 만 65세 이상 만성질환 노인 45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적용해 통합건강, 질병관리 자기효능감, 자아존중감 변화를 분석했다.

이 프로그램은 신체 재활과 질환 교육부터 심리·정서·영적 치유까지 아우르는 12회기 다학제통합 중재 프로그램이다. 암 환자 14명과 관절염·척추질환 등 만성 근골격계 질환자 31명 등 총 45명의 고위험군 노인이 참여했다.

전문의의 질환 교육과 물리치료사의 운동 재활을 담당하는 '몸' 영역, 스트레스 관리와 이완 명상으로 구성된 '마음' 영역, 생애 성찰과 삶의 의미 찾기를 돕는 '영성' 영역을 한데 묶어 하나의 과정으로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양 기관은 병원의 의학적 전문성과 복지관의 밀착 소통·맞춤형 지원 역량을 결합해, 노인들이 지역사회에서 더 능동적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질환 특성에 따라 정형외과·외과 전문의, 물리치료사, 의료사회복지사로 팀을 꾸려 질환별 의학 정보 제공과 안전한 맞춤 운동법 지도, 만성질환 관련 심리 상담을 맡았다. 화성시동탄노인복지관은 영양사와 사회복지사를 배치해 영양 관리 교육과 정서적 지지, 소그룹 활동을 진행하며 프로그램 운영과 참여 어르신 지원을 담당했다.
 
전체 참여 노인 45명의 통합건강 점수는 검증된 통합건강 척도(신체·정신·사회건강 30문항)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평균 63.4점에서 73.8점으로 올라 10.4점(16.4%) 향상됐다.

질병관리 자기효능감은 60.3점에서 76.8점으로 16.5점(27.3%) 높아졌고, 자아존중감은 76.0점에서 79.0점으로 3.0점(3.9%p) 상승해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통합건강의 하위 영역인 정신건강 점수는 66.0점에서 78.4점으로 12.4점(18.8%) 올라, 만성질환으로 인한 심리적·정서적 고통 완화에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질환별 분석에서는 암 진단을 받은 노인 14명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암 환자 집단의 통합건강 점수는 62.9점에서 75.7점으로 12.8점(20.3%) 상승해 신체·정신·사회건강 모든 영역에서 유의한 향상을 보였다. 자아존중감은 76.8점에서 82.0점으로 5.3점(6.8%), 질병관리 자기효능감은 64.8점에서 86.0점으로 21.2점(32.6%) 크게 개선돼 스스로 질환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연구팀은 암 진단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우울과 불안을 동반하며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경험인 만큼, 이번 프로그램처럼 질환 교육·운동재활(몸 영역), 스트레스·감정 관리(마음 영역), 삶의 의미를 다시 찾는 작업(영성 영역)을 함께 다룬 것이 암 환자의 자아존중감 회복과 심리적 안정에 특히 효과적이었을 것으로 해석했다.

또 이번 프로그램이 지역 복지관과 연계한 통합돌봄을 통해 환자의 실질적인 자기관리 능력 향상과 지역사회 건강안전망 구축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A씨(유방암 수술 후 항암치료 중)는 "암 진단 이후 잠이 오지 않고 사람도 피하게 됐는데, 여기 와서 몸을 움직이고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다시 찾게 됐다"며 "이제는 병을 숨기기보다 스스로 관리하면서 남은 삶을 잘 살아보고 싶다는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김준영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사회사업팀 팀장은 "만성질환 노인에게는 신체적 문제와 함께 우울·불안, 삶의 의욕 저하 같은 심리적·정서적 고통이 함께 나타나 단순한 약 처방만으로는 건강을 온전히 지키기 어렵다"며 "몸과 마음, 삶의 의미까지 함께 돌보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어르신들이 질병 속에서도 일상의 활력을 되찾고 스스로 건강을 지키실 수 있도록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호선 화성시동탄노인복지관 과장은 "어르신들이 살던 지역사회 안에서 필요한 보건·의료, 요양, 돌봄 등 복합적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통합돌봄 체계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사례처럼 병원과 복지관이 긴밀히 협력해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노년학'에 최근 게재됐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은 화성시동탄노인복지관을 비롯해 6곳의 복지기관을 위탁 운영하며 취약 계층 지원과 의료·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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