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증가 1062조 중 688조 삼전·SK하닉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 7500선을 터치하며 상승 속도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한때 약 3700포인트까지 벌어졌던 미국 대표 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의 격차를 뒤집고 추월했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최근 국내 증시의 급등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러나 지수의 강세와 달리 시장 내부는 뚜렷한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의 반도체 쏠림이 강화되면서 이외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K자형 장세'가 한층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코스피는 105.49포인트(1.43%) 오른 7490.05에 마감했다. 장중 7531.88까지 오르며 7500선을 돌파했지만, 종가 기준 안착은 쉽지 않았다.
지수 상승을 이끈 것은 역시 반도체였다. 삼성전자는 장 초반 약세를 딛고 2.07% 상승 마감했고 SK하이닉스도 3.31% 오르며 지수 견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시장 전체로 시선을 넓히면 분위기는 달랐다. 전체 948개 코스피 종목 가운데 하락 종목이 503개로 상승 종목(354개)보다 많았다. 상승 종목 비중은 37.3%에 그친 반면 하락 종목은 53.1%에 달했다.
이 같은 쏠림은 전날에도 확인됐다. 코스피가 6%대 급등했던 6일에도 상승 종목은 199개에 불과한 반면 하락 종목은 677개에 달해, 지수 상승이 특정 업종에 집중된 구조임을 보여줬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을 제외하면, 이달 코스피 성과 상회 업종은 증권(21.2%), 상사·자본재(13.4%) 등 2개에 불과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쏠림 현상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6000선을 넘어선 지난달 15일부터 7000선을 돌파한 지난 6일까지 전체 시가총액은 약 1062조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약 321조원 늘었고, 우선주를 포함하면 증가 규모는 약 357조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 역시 약 331조원 증가하며 가파른 확장세를 보였다. 결국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 증가액만 약 688조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증가분의 약 65%에 해당하는 규모다.
증권가에서도 외국인 매수세와 실적 개선 기대가 맞물리며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력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시장 내부 쏠림 심화와 업종 간 차별화 확대는 단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코스피에 대한 쏠림은 더 심해지고 있다"면서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는 4100선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이외 업종들은 대부분 코스피 상승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올해 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섹터는 전체 시장의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허 연구원은 "전쟁이 마무리되더라도 소비주들과 코스닥 소외 현상은 상반기 중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AI 데이터센터와 관련이 낮은 산업에 대한 접근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이달 이후 6조원대 순매수를 기록 중인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 지속 가능성, 이익 모멘텀 개선 전망이 동반되는 국면이기에 반도체 등 주도주 중심의 코스피 추가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코스피 내에서도 쏠림 현상과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고민해볼 시점"이라며 "주중 남은 기간에 급등 업종을 중심으로 코스피가 차익실현 압력에 직면하게 되는 경우, 이달 수익률이 부진했던 조선(-3.3%), 호텔·레저(-2.9%), 바이오(-2.5%), 소매유통(-1.8%) 등의 업종, 혹은 코스닥 등으로 수급 낙수효과가 출현할 가능성도 단기 대응 전략으로 반영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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