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필리핀과 호위함 수출 협의 시작 합의…첫 '살상무기 수출'될 듯

기사등록 2026/05/06 10:30:32

日방위상 "조기 결론 위해 논의 활발하게 할 것"

[마닐라=AP/뉴시스]필리핀과 일본이 일본의 중고 호위함 수출을 위한 협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살상무기 수출을 사실상 해금한 일본의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지난 5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오른쪽) 필리핀 대통령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회담하고 있다. 2026.05.06.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필리핀과 일본이 일본의 중고 호위함 수출을 위한 협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무기 수출을 사실상 해금한 일본의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한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일본 방위상은 전날 길베르토 테오도로 국방장관과 회담을 가지고 일본 해상자위대가 보유하고 있는 중고 호위함 수출을 위한 실무급 협의체를 창설하기로 합의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국제 정세가 복잡하고 긴박해지는 가운데 일본과 필리핀의 협력은 한 층 더 중요해져 간다"고 강조했다.

테오도로 장관은 "우리는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수출하는 호위함은 '아부쿠마'형 호위함이 상정된다. 아부쿠마형 호위함은 대잠수함·함선 미사일·어뢰 등을 장착하고 있어 활용도가 높다. 1989년부터 1993년 사이 총 6척이 취역했다. 해상자위대의 구식 호위함에 속한다.

또한 협의체에서는 호위함 외에도 일본해상자위대 훈련기 ‘TC90’에 대해서도 논의할 전망이다. 교육·훈련·정비·운용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장비 협력' 실현 후 활용하는 것이 목표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필리핀으로의 호위함 이전 시기와 수량 등을 포함해 "조기에 구체적인 결론을 얻기 위해 논의를 활발하게 실시해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의 호위함 수출 논의는 지난달 21일 '방위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지침을 개정해 무기 수출 규정을 완화한 후 이뤄지는 것이다.

그동안 호위함과 전투기 같은 완성 무기는 타국과의 공동 개발·생산인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수출이 가능했으나, 개정을 통해 살상무기 수출이 가능하게 됐다.

무기 수출 대상은 방위장비·기술 이전 협정을 맺은 국가로 한정되지만, 필리핀은 일본과 협정을 체결하고 있어 수출이 가능하다.

중고 호위함 수출이 실현되면 살상무기 수출 해금 후 첫 사례가 될 것으로 현지 언론들을 전망하고 있다.

일본은 필리핀 해군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해상자위대가 사용할 수 있는 정비 거점을 동남아시아로 확대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함정을 장기간 운용하기 위해선 보수 등이 필수적이지만, 정비가 가능한 시설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마닐라=AP/뉴시스]지난 5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왼쪽) 필리핀 대통령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6.05.06.
필리핀이 아부쿠마급 호위함을 도입할 경우, 일본 해상자위대는 함정을 정비할 수 있는 거점을 필리핀에 확보하게 된다. "자위대가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을 늘려 유사시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것"이라고 닛케이는 짚었다.

대중 견제 차원의 의도도 있다. 필리핀은 중국의 군사력 확대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필리핀과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을 둘러싸고 군사적인 긴장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일본에게 남중국해는 태평양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무역상의 핵심 해상 교통로다. "중국의 일방적인 주장을 묵인할 경우 일본 역시 자원 등의 수입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테오도로 장관과 고이즈미 방위상은 회담 후 공동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남중국해 상황을 염두에 두고 중국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양 장관은 회담에서도 중국이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동중국해·남중국해 상황에 대해 협의하고 "힘과 위압에 따른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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