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운수 패소 확정…기사들 일부 주장 인용·파기
"연장·야간수당은 '간주 근로시간' 기준으로 계산"
사측 '통상시급 계산시 주휴시간 반영' 주장 배척
2024년 대법원 '판례 변경' 결과…버스 임금 영향
기본급과 각종 상여금, 수당이 연동되는 '통상시급'을 계산하는 기준이 되는 근로시간에 주휴시간을 더해야 한다는 사측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나아가 기사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노사합의에 따른 '간주 근로시간(근로시간 보장약정)'을 기준으로 미지급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30일 전·현직 동아운수 운전기사 및 그 유족 97명이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일부 깨 서울고법으로 돌려 보냈다.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볼 수 있다는 2심 판단은 수긍해 판결을 확정했다. 동아운수 측이 제기한 상고 및 기사들에게 제기한 반소는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상여금이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소정근로 대가로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 판결은 (사측)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법리를 오해하는 등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했다.
A씨 등 기사들은 2016년 9월 사측이 짝수달마다 기본급의 100%로 계산해 지급한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이므로, 이를 제외한 채 과소 지급된 수당의 미지급분을 청구하는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사측은 핵심 쟁점이었던 정기상여금의 성질을 두고는 "고정성이 없다"며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다퉜다.
1심은 사측이 2달 간격으로 정한 지급 산정 기간 중 퇴직한 사람에게 정기상여금을 주지 않는 등 '고정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통상임금성을 부정했다.
애초 대법원은 2013년 '소정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된 것'을 통상임금의 기준으로 판시한 바 있으나 2024년 판례를 변경하면서 고정성을 폐기했다.
사측은 설령 통상임금 규모가 늘어도 기사들이 '월급제'인 만큼, '통상시급'은 주휴일수(월 유급휴일)를 월 소정근로시간수에 포함해 계산해야 한다고 다퉜다. 통상임금이 늘어나도 근로시간이 늘면 통상시급이 증액되는 규모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
그러나 2심에 이어 대법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휴수당은 근로기준법상 일정 기간 개근하는 것을 조건으로 유급휴일을 주는 것을 대신해 지급하는 개념인 만큼,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다는 이야기다.
대법원은 나아가 실제 근로시간만큼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하도록 한 원심 판결은 잘못이라고 봤다. 기사들의 상고 이유 일부를 받아들인 것이다.
간주 근로시간은 노사 합의에 따라 일정 시간 동안 일한 것으로 간주하는 시간을 뜻한다. 근로기준법 58조의 특례 조항 등이 근거로,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히 계산하기 어려운 경우에 쓰인다.
동아운수 직원들의 실제 근로시간은 간주 근로시간에 미치지 못했는데, 2심은 실제 근로시간에 대해서만 수당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어 "상여금을 반영한 통상시급을 재산정하고 그에 따른 미지급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산정할 때 원고들의 연장·야간근로시간이 보장시간에 미달해도 그 보장시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통상임금의 고정성 요건이 사라진 대법원 판례가 시내버스 회사에 적용된 첫 사례로 알려졌다. 전국 시내버스 임금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동아운수의 2심 판결 이후 통상임금 문제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지난 1월 13~14일 역대 최장 총파업으로 이어진 바 있다.
구체적인 통상시급과 수당 계산 방법과 사측이 지급해야 할 금액은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에서 정해지겠으나, 사측의 인건비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이날 선고 후 입장을 내 "서울시가 예산 핑계와 절차적 회피로 일관하며 명백한 임금체불을 지속한다면 이는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처사이며, 공공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방기하는 무책임한 행정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또 "지금 이 순간에도 서울시와 사업주들의 고집으로 인해 매일 막대한 지연이자와 손해배상금이 쌓여가고 있다. 지급해야 할 임금을 미룸으로써 발생하는 불필요한 비용은 결국 시민의 혈세로 충당될 수밖에 없다"며 "정당한 임금 지급을 외면해 시민의 소중한 예산을 낭비하는 현재의 행태는 명백한 ‘업무상 배임’이며 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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