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서부지법 난동' 특수건조물침입 등 선고
14명에 징역 1~4년…3명, 징역형 집행유예 확정
징역 4년은 차단봉으로 유리문 부수고 경찰 폭행
"현장 기록" 감독 정윤석씨, 벌금 200만원 확정돼
사태 당시 기록을 위해 현장에 들어갔다며 무죄를 다툰 다큐멘터리 감독 정윤석씨는 벌금형이 확정됐다. 정씨 측은 이에 불복하는 재판소원을 시사했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30일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를 받는 A씨 등 18명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어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14명은 각각 최저 징역 1년부터 최대 4년의 실형이, 3명은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다큐멘터리 감독 정씨는 1심의 벌금 200만원이 확정됐다.
'서울서부지법 1·19 폭동 사건'은 지난해 1월 19일 오전 3시께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구속 영장이 발부된 데 격분한 지지자들이 법원에 난입해 저지른 일련의 폭동 사태를 말한다.
검찰은 이번 사건으로 총 63명을 기소했는데, 별도의 대법원 판결이 확정된 일부와 항소·상고를 포기·취하한 사람을 뺀 남은 피고인들이 판단을 받았다.
이들에게 적용된 죄목은 크게 두 갈래다. 서울서부지법 경내나 청사에 침입하거나 집기를 부쉈다는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량을 저지했다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다.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가 적용된 15명은 청사 후문을 강제로 열거나 담장을 넘어 법원 경내로 침입했거나, 건물 안에서 집기를 부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최고형인 징역 4년이 확정된 A씨는 1층 당직실을 통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 철제 차단봉을 들어 유리문을 향해 내리쳐 깨트린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다중의 위력으로 법원 내부 진입을 막은 성명불상 경찰관들을 손과 몸으로 강하게 밀치거나 방패를 잡아 흔드는 등 폭행한 혐의를 함께 받았다.
건물 7층에 침입해 잠금장치를 부수고 판사실을 수색한 혐의를 받는 B씨에게는 징역 3년이 확정됐다.
B씨는 다수의 집회 참가자들과 욕설을 하며 '여기 있을 거 같은데, 저 안에 숨었을 수도 있다'는 식으로 말하며 법원 703호실을 강제 개방했다고 한다.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은 2명은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복귀하던 공수처 차량을 둘러싸 진행을 방해하거나 차량 유리창을 주먹으로 내리쳐 깬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에게는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또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앞서 대법원은 사태 다음날 긴급 대법관 회의를 열어 "헌법 질서의 근간을 위협하는 매우 중대한 범죄 행위"로 규정하고 깊은 우려를 표명했던 바 있다.
다큐멘터리 감독 정씨는 당초 특수건조물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건조물침입 혐의만 인정됐다.
정씨가 사태 당시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고, 법원 경내로 들어갔으나 경찰에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은 사실은 1심부터 인정됐다.
다만 1·2심은 정씨가 개방된 법원 후문을 통해 경내로 들어간 다음 본관 건물 뒤쪽까지 진입한 행위가 처벌을 피할 수 있는 '정당 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대법도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정씨를 대리한 서채완 변호사는 이날 선고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판결문에 어떤 이유를 설시했는지 확인해 봐야 하겠으나, 재판소원(청구)을 염두에 두고 있다. 국제 인권기구 특별 구제 절차도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수사기관의 법 집행에서 불합리한 처우를 받아 왔는데 결국 (법원은) 정당 행위를 인정하지 않았다"며 "법원의 이기주의, 관료주의와 행정주의적 행태를 여실히 보여준 게 아닌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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