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매출은 뛰는데 비용도 폭증…빅테크 투자자들 “언제 회수하나”

기사등록 2026/04/30 16:20:14 최종수정 2026/04/30 17:22:25

MS·알파벳·메타·아마존, 2026년 설비투자 6700억달러 전망

AI 매출 성장에도 반도체·전력·데이터센터 비용도 급증

[서울=뉴시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AI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사진출처: AP)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인공지능(AI)이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을 끌어올리기 시작했지만,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인프라에 들어가는 비용도 함께 폭증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AI가 매출 성장의 동력이 되고 있다는 점은 확인됐지만, 수천억달러 규모의 투자비를 언제 회수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29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아마존 등 4대 빅테크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AI 도구 확산에 힘입어 매출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AI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비도 빠르게 늘고 있다.

WSJ 집계에 따르면 이들 4개사의 지난해 설비투자액은 총 4100억달러에 달했다. 2026년에는 67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모건스탠리는 기술기업들이 2025년부터 2028년까지 반도체, 서버, 데이터센터 인프라 등에 2조9000억달러를 쓸 것으로 추산했다.

AI 인프라 비용 상승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전반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AI 모델 구동에 필수적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수요 급증과 공급 부족이 겹치며 치솟고 있다. 광섬유 케이블, 전력, 반도체 공장 냉각용 물, 데이터센터 부지까지 곳곳에서 병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제프리스의 브렌트 틸 기술 애널리스트는 “AI 금광에 뛰어든 빅테크 기업들이 필요한 인프라를 확보하려면 더 오래 기다리거나 더 많은 돈을 써야 하는 상황”이라며 “곡괭이와 삽을 파는 쪽에는 좋지만, 모든 부품을 조립하는 기업들에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실적 발표는 빅테크 내부의 격차도 드러냈다. 자체 AI 반도체, 클라우드 서비스, AI 모델 등 여러 층위에 걸쳐 투자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강한 실적을 보였지만, 하드웨어나 서비스에서 외부 파트너 의존도가 큰 기업들은 비용 부담과 투자자 우려에 더 크게 노출됐다.

가장 강한 실적을 낸 곳은 알파벳이었다. 알파벳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고, 자체 AI 반도체인 텐서처리장치(TPU)를 활용하는 구글 클라우드는 1분기 매출 200억달러를 기록해 전년보다 63% 늘었다. 알파벳은 일부 외부 고객에게 TPU를 직접 판매하겠다고 밝혔고, 실적 발표 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7% 올랐다.

아마존도 자체 AI 반도체 사업 확대 효과를 봤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데이터센터 부문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376억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AI 투자와 관련한 부동산·장비 지출이 전년보다 593억달러 늘면서 연간 잉여현금흐름은 12억달러에 그쳤다.

메타는 AI 기반 광고 타기팅과 추적 개선으로 광고 매출이 크게 늘었고, 분기 매출과 순이익도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그러나 올 설비투자 전망을 기존 1150억~1350억달러에서 1250억~1450억달러로 높이면서 주가는 장 마감 후 약 7% 하락했다. 회사는 부품 가격 상승과 추가 데이터센터 비용을 이유로 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매출과 주당순이익, 영업이익률에서 월가 전망을 웃돌았지만, AI 인프라와 애저 클라우드를 포함하는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의 영업이익은 예상치를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반도체부터 모델, 애플리케이션까지 전체 컴퓨팅 서비스를 갖춘 기업들이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WSJ은 AI가 빅테크의 매출 성장을 이끌기 시작했지만,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인프라에 들어가는 천문학적 투자비를 언제 회수할 수 있을지를 두고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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