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신용등급 줄줄이 하락…"건전성 저하"

기사등록 2026/04/30 10:27:44

한국자산신탁 'A- 안정적' 하향

교보자산신탁 기업어음 'A3+'

코리아신탁 'BBB 부정적'으로

(자료=나이스신용평가)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부동산신탁사들의 신용등급과 전망이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사업장에서 발생한 손실이 누적되며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이 동시에 악화된 영향이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와 한국기업평가(한기평)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29일 한국자산신탁과 교보자산신탁의 등급을 낮추고, 코리아신탁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한국자산신탁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낮췄다. 신탁계정대여금 회수 부진으로 재무건전성 지표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영업수익 감소와 이자·대손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저하된 점을 반영했다.

김재범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말 한국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 규모는 8026억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2.0% 감소하는 데 그쳤다"며 "대부분의 신탁계정대가 요주의이하이며, 요주의이하자산 비율도 개선 폭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기순이익과 영업순이익률은 각각 254억원, 17.4%로 전년(각각 165억원, 10.4%) 대비 개선됐지만 이는 소송 승소에 따른 것으로 경상적인 이익창출력은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교보자산신탁의 경우 한신평과 나신평이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하향했다. 지난 24일 한신평이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기존 'A2-'에서 'A3+'로 하향 조정한데 이어 나신평 역시 29일 등급을 같은 수준으로 낮췄다. 'A3'은 적기상환능력이 양호하지만 장래 급격한 환경 변화에 따라 다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사업장에 대한 준공 의무 이행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원리금 대위변제 등으로 대규모 손실이 지속되고 있고, 자산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것이 등급 하향의 배경이다.

윤재성 나신평 연구원은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 적립과 충당부채 전입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낮아졌다"며 "대손비용 발생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탁보수도 크게 줄면서 지난해 149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대손비용은 2533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충당부채 설정액도 1131억원 늘어나면서 수익성 저하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코리아신탁의 경우 나신평과 한기평 모두 기업신용등급 전망을 'BBB 안정적'에서 'BBB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부정적'은 중기적으로 등급 하향 가능성이 있음을 뜻한다.

박종일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대규모 손실인식 등 실적 저하가 나타났으며, 부동산 경기를 고려했을 때 수익성 개선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자산건전성이 저하된 가운데 손실 인식으로 자본 완충력이 약화된 점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김선주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영업실적 부진과 충당금적립 확대로 대규모 적자를 나타냈고, 신탁계정대 증가와 자기자본 감소로 재무완충력이 완화됐다"며 "단기간 내 시장점유율과 재무건전성 지표 유의미한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2022년 이후 시중금리 인상과 공사비 상승으로 업황 악화를 겪어온 부동산신탁사들은 지난해에도 심각한 실적 부진을 나타냈다.

14개 부동산신탁사의 지난해 순손실은 4689억원으로 전년(-6607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에서 발생한 대손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말 기준 14개사의 신탁계정대는 9조원으로 전년에 비해 16.5% 늘었다.

부동산신탁사들은 위임을 받아 토지·건물 등의 개발·관리·분양 등을 수행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역할을 한다. 부동산경기 저하로 다수 사업장이 책임준공기한을 넘기거나 책임준공기한을 맞추기 위해 추가 사업비로 부동산신탁사 고유계정 자금을 투입하며 신탁계정대가 증가했다. 책임준공형 사업장에 대한 준공 목적의 신탁계정대는 일반적으로 상환순위상 후순위로, 자산건전성 분류에서 '고정이하'로 분류된다.

신평사들은 낮아진 자산 건전성과 최근 부동산 경기, 책임준공 관련 위험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동산 신탁사들의 등급 결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윤재성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향후 부동산경기 회복에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토지신탁 외 사업다변화를 통한 경상적인 수익창출력 회복에도 시일이 소요돼 당분간 높은 재무부담 수준이 이어질 것"이라며 "책임준공형 사업장에 대한 준공 목적 신탁계정대 투입 가능성과 대손비용, PF원리금 대위변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부담 수준,  신탁계정대 회수 상황 등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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