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삼성 가세에 판 커진 'N잡 설계사 채널'…금감원, 리스크 예의주시

기사등록 2026/04/30 07:00:00 최종수정 2026/04/30 07:08:24

유지율 전속 대비 낮은 82.2%…정착률↓

소비자 피해 이어질 가능성 우려 제기

보험사에 전문성과 내부통제 강화 주문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사진=뉴시스DB)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부업으로 보험을 판매하는 이른바 'N잡 설계사' 시장이 빠르게 커지자 금융당국이 점검에 나섰다. 선두 주자인 메리츠화재에 이어 업권 1위인 삼성화재가 공격적으로 가세하면서 시장이 과열될 조짐을 보이자, 확산 과정에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4년 말 5332명이었던 N잡 채널 재적인원은 지난해 말 1만7591명으로 약 3배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업계에서 N잡 채널을 운영한 곳은 롯데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 두 곳으로, 메리츠화재가 압도적인 설계사 수를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올초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까지 N잡 채널을 출범시키며 경쟁에 가세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삼성화재의 공격적인 영업 확대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시장 자체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보험대리점(GA)을 비롯한 다양한 채널에서 긴장감을 갖고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금감원도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해 건전성 점검에 착수했다.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피해 가능성에 대해 선제적으로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업 설계사와 달리 겸업 형태의 N잡 설계사는 상품 구조에 대한 이해도와 설명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고, 모집 활동 역시 단발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판매 경험이 축적되지 않는 구조에서 상품 비교·설명이나 적합성 판단이 형식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향후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실제로 주요 지표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N잡 채널의 13회차 유지율은 82.2%로 전속 설계사 채널(88.4%) 대비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 구조상 한계도 드러났다. 설계사 1인당 모집 건수는 연 2.9건 수준으로, 상당수가 본인 계약이나 가족·지인 중심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추가 모집으로 이어지지 않고 영업이 중단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N잡 설계사 확대로 지난해 보험업계 전체 전속설계사 정착률은 51.4%로 전년(52.6%) 대비 1.2%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N잡 채널을 주도한 손해보험업계 정착률은 전년비 1.9%포인트 떨어졌고, N잡 설계사 제외 시 2.4%포인트가 오히려 상승했다.

다만 불완전판매 비율은 0.020%로 전속 채널(0.024%)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아직까지 지표상 문제는 없지만, 낮은 유지율이 향후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최근 대형 손해보험사 임원 면담 등을 통해 N잡 채널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했다.

우선 유지율과 불완전판매비율 등 핵심 지표를 별도로 관리하도록 했다. 일정 수준 이상 변동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점검과 원인 분석이 이뤄지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또 설계사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교육을 강화하고, 다른 채널 대비 한층 높은 수준의 설명의무 확인과 부당 승환 방지 절차를 갖추도록 했다. 광고 제작 단계에서도 설계사 소득 등 과장되거나 오인할 수 있는 소지를 차단하기 위한 사전 점검을 강화하도록 주문했다.

금감원은 각 보험사로부터 내부통제 운영 현황을 보고받은 뒤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감독을 이어갈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확산 속도가 빠르고 불완전판매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사전 관리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반기 단위 정도로 현황을 파악하고, 보험사의 자체 점검 결과가 미흡할 경우 즉각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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