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봉쇄 뒤 北 사형 117% 증가
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서울의 인권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위원장 집권 이후 13년간의 처형 실태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2020년 1월 북한이 국경을 폐쇄한 이후 약 5년 동안 확인된 사형 집행 및 선고 건수가 봉쇄 이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7% 증가했다고 밝혔다. 처형되거나 사형 선고를 받은 인원은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사형 선고·처형 사유의 구성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남한 영화·드라마·음악 등 외부 문화와 정보를 보거나 들여오거나 퍼뜨린 혐의, 종교·미신 행위와 관련된 사형 선고·처형 사례는 250% 급증했다. 이 범주는 과거 가장 빈번한 사형 사유였던 살인 관련 사건을 제치고, 김정은 집권기 북한에서 가장 흔한 사형 선고·처형 사유로 떠올랐다. 반면 살인 관련 사형 선고·처형 사례는 44% 감소했다.
국제 앰네스티 역시 지난 2월 발표를 통해 '사랑의 불시착'이나 '오징어 게임' 같은 드라마를 시청하거나 방탄소년단(BTS)의 음악을 듣는 행위가 북한에서는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중죄에 해당한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탈북한 이들은 북한 당국이 한국 문화를 소비하는 행위를 심각한 범죄로 규정해 극도의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적 사유에 의한 처형도 기록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를 어기거나 노동당 및 보안기관을 비판해 처형된 인원은 이전보다 600% 폭증했다. 처형 지역 또한 과거 평양과 중국 접경 지역 등 8곳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봉쇄 이후에는 19개 지역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TJWG는 이번 조사에서 46곳의 처형지를 확인했으며 이 중 40곳의 구체적인 좌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북한 정권이 국제사회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고립 기간을 악용해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의 범위를 임의로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러한 처형의 급증은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로 이어지는 4대 세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부 결속을 다지고 반발을 억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TJWG의 신희석 법률 분석관은 "국제사회는 이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책임자들을 국제 형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JWG는 이번 조사 결과를 올여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사형반대총회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