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떠날땐 생명나눔"…60대 가장, 3명 살리고 별 됐다

기사등록 2026/04/28 10:26:43 최종수정 2026/04/28 11:04:24

가족 위해 헌신한 아버지 정찬호 씨…뇌사 장기기증, 3명에 생명 나눔

40년 일터 지킨 성실한 가장…"떠날 때 좋은 일 하고 싶다" 생전 약속

[서울=뉴시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2월 22일 가톨릭대학교의정부성모병원에서 정찬호(68)씨가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해 투병 중이던 3명의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6.04.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취미 생활보다 40년 일터를 지키며 가족만 바라봤던 60대 가장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소중한 생명을 나누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2월  22일 가톨릭대학교의정부성모병원에서 정찬호(68)씨가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해 투병 중이던 3명의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다고 28일 밝혔다.

정씨는 2월 19일 목욕탕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그는 서울에서 3남 중 둘째로 태어났다. 정 씨는 말이 없고 무뚝뚝한 성격이었지만, 자기가 맡은 일은 성실하게 책임지는 사람이었다. 아내와 결혼해 슬하에 2남을 두었으며, 두 아들에게는 자식들 고민을 묵묵히 들어주던 든든한 아버지였다.

정 씨는 취미 생활 하나 없이 평생 가족을 위해 쉬지 않고 일했다. 젊은 시절 자동차 부품 회사에서 20여 년간 근무했고, 이후 중년에 시작한 우유 대리점을 최근까지 운영하며 생계를 책임졌다.

유가족은 고인이 평소 "이 세상 떠날 때 좋은 일을 하고 가고 싶다"라며 생명나눔에 대한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가족은 그의 뜻을 존중해 기증을 결심한 가족들은 여러 생명을 살렸다는 보람과 함께 정씨의 일부가 세상 어딘가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아내 장인희 씨는 "남편은 가정을 책임지려고 늘 노력했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고생만 하고 간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1~2년 사이에야 친구들과 여행도 다니며 모처럼 여유를 찾았는데"라고 밝혔다.

아들 정상기 씨는 아버지에게 전하는 인사에서 "그동안 가족을 위해 헌신해 주신 사랑 잊지 않겠다"라며 "자주 찾아뵙고 아버지를 늘 기억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소중한 가족을 두고 떠나신 기증자 정찬호 님과 그 가족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라며 "생명나눔의 고귀한 뜻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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