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폐업 1000건 돌파"…중소 위기, 대형사로 확산 우려

기사등록 2026/04/28 05:30:00 최종수정 2026/04/28 07:49:20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공사비 급등·미분양…유동성 위기 확산

중소·중견 건설사 위기 방치하면 건설산업 전반 경쟁력 악화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4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돼있다. 2024.06.24.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건설업체 폐업 신고가 1000건을 넘어서면서 중소형 건설사의 경영 위기가 대형 건설사로까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최근 10대 대형 건설사인 롯데건설이 희망퇴직을 시행함에 따라 건설업계 전반에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고금리와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 건설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업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준공 후 미분양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가 한계로 치닫고 있다. 특히 지방 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파산하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업계 전반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광주·전남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중견 건설사 유탑그룹의 주요 계열사 3곳이 사실상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 20일 서울회생법원 회생16부(원용일 부장판사)는 유탑건설과 유탑디앤씨, 유탑엔지니어링에 대한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공고했다.

법원은 사업을 계속할 때보다 청산할 때의 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해 채무자가 14일 이내 항고하지 않으면 해당 결정은 확정되며, 이후 파산 절차로 전환된다.

또 지난달 광주·전남에서는 중견 건설사 해광건설이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파산했다. 이 밖에도 한국건설과 남양건설, 영무토건, 삼일건설 등이 회생을 신청했거나 회생절차를 진행 중이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건설사 폐업 신고 건수는 1000건을 넘어섰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폐업 신고 건수는 1088건으로, 전년 대비 17.6% 증가했다. 이는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10년간 1분기 평균(937건)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폐업 신고가 급증한 것은 건설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급등과 지방을 중심으로 발생한 미분양 사태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2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3.69를 기록해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연속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증가도 유동성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준공 후 미분양은 14년 만에 3만 가구를 넘어섰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6년 2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6208가구로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 수도권은 1만7829가구로 0.3% 줄었고, 비수도권은 4만8379가구로 0.6% 감소했다.

반면 준공 후 미분양은 3만1307가구로 전월 대비 5.9% 증가했다. 준공 후 미분양이 3만 가구를 넘어선 것은 2012년 3월(3만438가구) 이후 처음이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은 4292가구인 반면, 전체의 86.3%에 해당하는 2만7015가구가 비수도권에 집중됐다. 대구가 4296가구로 가장 많았고, 경남(3629가구), 경북(3174가구), 부산(3136가구), 충남(2574가구), 경기(2359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롯데건설이 희망퇴직에 나섰다. 롯데건설은 지난 13일 사내 게시판에 희망퇴직 시행 계획을 공고했다. 대상은 장기 근속자와 임금피크 적용자 등이다.

희망퇴직 신청자에게는 근속 연수에 따라 기본급 최대 30개월분의 위로금이 지급된다. 또 특별 위로금 3000만원과 대학교 재학 이하 자녀가 있는 경우 1인당 1000만 원의 학자금도 지원된다. 재취업 컨설팅 서비스도 함께 제공된다.

전문가들은 중소·중견 건설사의 위기를 방치할 경우 건설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준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건설산업은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 유기적인 협력 구조로 운영된다"며 "중소기업의 위기를 방관할 경우 핵심 산업 생태계가 훼손되고, 이는 전체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