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환씨, 매년 모교에 책 기부…이날은 제자가 담임하는 반 찾아
[안동=뉴시스] 류상현 기자 =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4월 23일)을 맞아 퇴직 교사가 동문 후배들에게 사비를 들여 책을 선물해 화제다.
국어교사로 있다 2023년 대구 영진고를 퇴직한 오인환씨(65)는 지난 23일 모교인 김천고(송설당교육재단)를 찾아 3학년 9반 학생 18명과 담임 교사에게 책을 1권씩 선물했다.
오씨는 후배들이 희망하는 도서를 미리 주문받아 구입한 후 이 날 교실에서 학생들과 담임교사에게 일일이 악수하면서 책을 전달했다.
이 가운데 2권은 전공 기초 도서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오씨는 2018년부터 매년 모교 도서관에 '노걸대 박통사언해'(조선시대 사역원·역과에서 중국어 학습과 통역·시험 대비에 쓰였던 대표 교재. 아세아문화사)를 시작으로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와 참고서, 교양 도서 등 200여 권의 도서를 기증해왔다.
이 날 책을 선물받은 후배 강한결 학생은 "선배님이 미래에 대한 조언과 삶을 슬기롭게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알려주셔서 앞으로 진학 및 진로를 더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었다"며 "읽고 싶었던 책까지 선물 받아 더 좋다"고 말했다.
김상혁 담임 교사는 "베푸는 삶을 실천하며 공동체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은사님이야말로 '송설 정신'을 널리 실천하시는 분"이라며 "이번 책 기증은 단순히 책을 전달해 주는 행위가 아닌 은사님의 삶의 철학을 저희 반 학생들에게 전수해 주는 송설 정신의 계승"이라고 말했다.
오인환씨는 "37년 교직 생활 동안 한결같이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교단을 오르내렸는데 정년 퇴임 후 3년 만에 다시 교단에 서게 되는 그 마음이 되살아 나는 느낌이었다"며 "3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행사하려다가 부담이 커 부득이하게 제자가 담임하고 있는 반을 선정할 수밖에 없어 아쉽다. 내년에는 김천고 신입생 전체를 대상으로 비슷한 행사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씨는 퇴직하던 지난 2023년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에도 자신이 부담임을 맡고 있던 영진고 1학년 8반 22명 학생들과 교사에게 책을 선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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