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일부 인용에 연속공정 위협
노조 "기존대로 5월 1일부터 파업"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법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의 파업 일부분에 제동을 걸었으나, 노조가 예정대로 파업을 추진키로 하면서 ‘연속공정’이 위협받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법원이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일부를 인용한 업무의 인력을 제외하고, 파업에 돌입한다.
앞서 인천지법 민사합의21부는 지난 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사 상생노동조합을 상대로 낸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법원은 농축 및 버퍼교환, 원액 충전, 이와 연관된 버퍼 제조·공급 등 3개 항목에 대해 파업이 불가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플라스크 및 배양기 배양, 배지 제조·공급 등 배양 항목과 크로마토그래피·바이러스여과 등 정제의 6개 항목은 기각됐다.
쉽게 말해 이미 만들어진 약이 변질, 부패되는 상황으로 만드는 정제에서의 파업은 안되지만, 배양 공정 등 적극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공정 전체에서의 쟁의행위 금지는 불가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일부만 인용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장이 연쇄적 타격을 입을 위기에 처했다.
살아있는 세포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은 세포 해동부터 배양-정제-충전이라는 일련의 연속공정이 치밀하게 진행된다.
글로벌 주요 규제기관에서 직접 공정을 확인하고, 최종 산물을 검증하는 절차를 수없이 밟는 이유다. 사람의 몸에 직접 투약되는 만큼 작은 결함만으로도 같은 공정을 밟았던 의약품 전체가 모두 폐기되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주요 규제기관은 생산 과정에서 현행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cGMP)을 준수하지 않았다면, 실제 제품에서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더라도 해당 제품을 '변질'된 것으로 규정한다. 즉 공정의 연속성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모두 폐기처분될 수 있다.
이는 제품의 변질이 바이오산업에서 보다 포괄적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제조에 쓰이는 세포주, 항체 등은 매우 민감한 생명체로, 항상성이 조금만 훼손되더라도 사멸 또는 변이가 발생해 가치가 즉각적으로 상실될 수도 있다.
다수 법조계 전문가 역시 바이오의약품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배양 공정의 유지와 관리는 노조법 38조 2항이 금지하는 ‘시설 손상 및 원료 부패 방지’의 전형적인 사례로 인정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김홍영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 언론 기고를 통해 “바이오 공정을 보안 작업 범주에 포함하는 것은 쟁의권 침해가 아니라 변화한 산업 환경에서 쟁의권이 책임 있게 행사될 수 있도록 정당한 경계를 설정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가처분 신천이 인용된 3개 항목에 종사하는 인력은 약 400여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원은 총 3914명으로, 이 중 파업에 실제로 참여할 인원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다만 노조는 지난 22일 열린 결의대회에는 2000여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용되지 않은 공정에 대해서도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의 특수성과 품질 리스크가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인용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즉시 항고했다. 사건의 긴급성에 따라 조속한 결정을 바란다며 신속한 심리 요청서(의견서)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임금·성과급 등 경제적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생산 차질 가능성을 감수하며 추진한 파업에 대해 법원이 일정한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며 “그러나 노조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바이오뿐 아니라 삼성전자까지 파업이 예고돼있는 만큼 대외적으로 대한민국 산업 전체가 위태롭게 보여질 것”이라며 “이는 한 기업의 신뢰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크게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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