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은 첨단권·기초는 신가권…경선·본선도 따로 따로
유권자 혼선, 대표성 논란…"공직선거법 개정이 우선"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우리가 정치적 부속품입니까. '선거구 널뛰기' 너무 심하네요"
광주 광산구 비아동이 광역·기초의원 선거구 불일치로 유권자 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소위 '게리맨더링'식 선거구 획정 때문으로, 법 개정 등을 통해 선거구를 일치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4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국회는 최근 광주 국회의원 지역구 중 동남갑, 북구갑, 북구을, 광산을 등 4곳의 광역의회 선거에 중대선거구제를 첫 도입하고, 이에 맞춰 광역의원 선거구를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4개 권역 선거구가 부분 변경됐고, 특히 광산구의 경우 기존 1·2선거구는 그대로 두고, 3(첨단1·2)·5(수완·하남·월곡)선거구에 4선거구 내 비아동을 더해 '광산 3'으로 재편하고, 4선거구는 기존 구역에서 비아동을 뺀 신가·신창으로만 범위가 좁아졌다.
반면 이날 광주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광주시 자치구의회 의원정수 조례 일부 개정안'은 광산을 5개 선거구로 나누되, '라'선거구는 비아·신가·신창동을 선거구역으로 확정했다.
비아동은 광역의원 선거구에는 첨단·수완 쪽으로 붙고, 기초의원 선거구에서는 광역선거구와는 무관한 신가·신창 쪽에 포함되는 셈이다.
비아동은 2018년 지방선거 때는 첨단권으로 묶여 광산 3선거구, 2022년에는 첨단권에서 빠져 신가·신창으로 묶여 광산 4선거구로 변경됐다가 올해 6월 지방선거에선 첨단권에 다시 흡수되는 등 '갈지(之)자 행보'를 이어왔다.
최근 민주당 경선에서는 신가·신창·비아지역을 대상으로 공천 경쟁이 벌어졌으나, 6월 본 선거에서는 비아가 빠진 채 치러질 상황이어서 '경선 따로, 본선 따로' 표 행사를 해야하는 촌극까지 빚어지고 있다.
자연스레 유권자 혼선과 대표성 논란이 불거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일부 후보는 "인구비례상 비아는 신가·신창과 함께 첨단권으로 묶이는게 합리적인데도 첨단과 수완을 잇기 위해 중간에 낀 비아를 떼어낸 모양새"라며 "신가·신창·비아에서 활동하는 기초의원이 광역의원의 꿈을 품는다면 비아에서 과연 활동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선거구 불일치로 지역 관리에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하소연으로 읽힌다.
이 같은 불일치는 공직선거법 부칙 규정에 따라 기초의원 중대선거구는 기존 선거구 틀을 유지한 채 '정수만 증원'토록 제한된 반면 광역의원 선거구는 중대선거구 도입에 맞춰 행정동 단위 재편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데서 비롯됐다는게 중론이다.
해당 선거구 이귀순 광주시의원은 "비아동은 선거 때마다 이 선거구, 저 선거구 옮겨다니는 '정치적 셋방살이'를 반복해왔다"며 "주민 의사와 무관한 선거구 널뛰기는 공동체의 뿌리를 흔드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구 획정은 권력자의 유불리가 아니라 지리적 인접성, 생활권, 문화적 동질성 등 시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기준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공직선거법 개정, 특히 부칙·특례 조항 정비 없인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면서도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과 시의회 건의문 채택, 유권자 홍보 강화 등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가 급증한 인근 신가·신창을 분구하거나, 인구편차 허용 범위 안에서 비아동을 생활권이 더 밀접한 곳으로 고정배치하는 특별조례를 제정하는 방안, 중대선거구제를 아예 5~6인 대선거구로 통합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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