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가처분 일부 인용…파업에 영향 주나

기사등록 2026/04/24 11:11:16 최종수정 2026/04/24 12:38:25

법원, 사측 가처분 신청 일부 인용

사측 "미인용 부분에 즉시 항고"

노조 "5월 1일 파업은 예정대로"

[인천=뉴시스] 홍효식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창사 이래 첫 노조 단체행동이 열린 22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사업장 모습.  2026.04.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 파업까지 일주일의 시간이 남은 가운데,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일부 인용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민사합의21부는 지난 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사 상생노동조합을 상대로 낸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법원은 “노조가 쟁의 행위 기간 중 조합원이나 제3자로 하여금 해동된 세포주의 변질 또는 부패 방지 작업 중 일부를 중단하도록 지시하거나 지침을 배포해서는 안된다”며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해악을 고지하는 등의 방법으로 임직원이 각 작업에 종사하는 것을 방해해선 안된다”고 결정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일 인천지방법원에 노조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사측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8조(노동조합의 지도와 책임) 제2항인 '작업시설의 손상이나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은 쟁의행위 기간 중에도 정상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를 근거로 내세웠다.

법원은 농축 및 버퍼교환, 원액 충전, 이와 연관된 버퍼 제조·공급 등 3개 항목에 대해 파업이 불가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플라스크 및 배양기 배양, 배지 제조·공급 등 배양 항목과 크로마토그래피·바이러스여과 등 정제의 6개 항목은 기각됐다.

법원은 “의약품 물질의 생성 자체는 실질적으로 완료된 상태에서 이미 생성된 물질을 유지, 보관에 적합한 형태로 조절하는 마무리작업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있는 3개 단계에서 대해서는 쟁의행위를 제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산 공정을 지속하지 않는 경우 변질 또는 부패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산 공정 전체가, 가능한 기존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자 하는 변질·부패 방지 공정에도 해당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고 했다.

쉽게 말해 이미 만들어진 약이 변질, 부패되는 상황으로 만드는 정제에서의 파업은 안되지만, 배양 공정 등 적극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공정 전체에서의 쟁의행위 금지는 불가하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용되지 않은 공정에 대해서도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의 특수성과 품질 리스크가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판단, “결정문을 수령했으며 일부 인용된 것을 확인했다”며 “인용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즉시 항고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박재성 노조위원장은 “사측이 항고를 제기한만큼 대화와 협상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5월 1일 파업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사태가 장기화되자 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만 이번 판결은 일부 인용이지만 바이오산업에서 노동조합법 제38조 2항, 원료, 제품의 변질,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에 대해 법원의 인정을 받은 최초 사례인 만큼 노조의 파업 동력을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법원이 ‘쟁의권의 한계’를 명확히 판단한 것으로, 노조의 단체행동권이 기업의 존립이나 핵심 자산 보호라는 가치와 충돌할 경우, 상황에 따라 이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바이오의약품은 글로벌 공급망과 환자의 생명권에 직결되는 산업으로, 생산 차질은 단순한 기업 손실을 넘어 국가 바이오산업의 대외 신뢰도와 환자 투약 일정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업계 관계자는 “법원이 생산 공정의 특수성을 인정한 만큼 노조 입장에서는 쟁의 활동 범위가 법적으로 제한되면서 쟁의 행위에 대한 실질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또 노조가 임금·성과급 등 경제적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생산 차질 가능성을 감수하며 추진한 파업에 대해 법원이 일정한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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