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팔레비 전 왕세자는 베를린 연방기자회견 빌딩에서 나오던 중 신원 미상의 인물로부터 붉은 액체 공격을 받았다.
당시 현장에서는 팔레비의 상의 뒷부분과 목 부위가 붉은 액체로 뒤덮인 모습이 포착됐으나, 그는 다치지 않은 듯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든 뒤 준비된 차량을 타고 현장을 떠났다. 현지 경찰은 해당 액체가 토마토 주스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독일 경찰은 현장에서 용의자를 즉각 체포해 조사 중이다. 독일 개인정보 보호 원칙에 따라 용의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올해 65세인 팔레비는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축출된 이란 마지막 샤(국왕)의 아들이다. 그는 약 50년간 망명 생활을 이어오면서도 이란의 미래를 위한 정치적 역할을 모색하고 있지만 실제 이란 내부에서는 어느 정도의 지지를 얻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독일 의회 인근에서는 그의 지지자 수백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팔레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이란 사이의 휴전 협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번 협정이 이란 정부의 변화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외교에 기회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이미 충분한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정은 이란 정권이 갑자기 실용주의자로 변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나는 그런 일이 일어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유럽 국가들이 이란 국민들의 민주화 투쟁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지난 2주 동안 이란 당국에 의해 정치범 19명이 처형됐고 20명이 추가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며 "자유세계가 이 학살을 침묵 속에 지켜만 볼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번 사건 발생 한 시간여 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성명을 통해 "휴전 연장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번 휴전은 평화 정착과 전쟁 확산 방지를 위해 이슬라마바드에서 외교적 협상을 재개할 중요한 기회"라며 "이란 당국은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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