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오락가락하는 트럼프의 이란 전쟁 발언

기사등록 2026/04/22 10:24:42 최종수정 2026/04/22 11:00:24

밴스 부통령 협상 갈지, 이란 협상에 동의했는지,

휘발유값 내릴지 오를지, 해협 봉쇄 계속되는지…

오락가락 발언에 참모들 수습하느라 동분서주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대학 스포츠 우승팀 축하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휴전이 연장됐다고 소셜미디어(SNS)에 발표한 이후 연설에 나섰는데, 이란 전쟁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2026.04.22.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이란 전쟁 발언이 갈수록 오락가락하면서 미 당국자들은 물론 본인의 발언과도 상충하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P는 미 당국자들이 트럼프의 발언을 수습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왈츠 유엔 주재 미 대사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이 지난 19일 아침 방송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과 종전 협상이 열릴 예정이며 JD 밴스 부통령이 미국 협상단을 이끌 것임을 확인했다.

그러나 그 순간 트럼프는 정반대의 말을 하고 있었다. 그는 이날 오전 미 ABC, MS NOW와 전화통화에서 밴스가 파키스탄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안 우려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발언으로 백악관에서 혼란이 빚어졌고 당국자들은 밴스가 대표단을 이끌 것이라고 비공개로 해명하면서 트럼프 발언을 수습하려 동분서주했다.

이처럼 트럼프는 밴스가 협상단을 이끌 것인지부터 이란이 협상 조건에 동의했는지까지 끝없이 오락가락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으며 참모들은 수습하느라 진을 빼고 있다.

이를 두고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피에 굶주린 언론"이 트럼프에게 전화해 말을 걸고는 "얻은 답변에 대해 불평한다"고 언론을 비난하면서 트럼프가 "역사상 가장 투명한 대통령으로서 거리낌 없는 접근을 허용한다“고 자랑했다.

◆자기가 한 말도 뒤집기 일쑤

트럼프는 이란과의 회담 상황,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엇갈린 설명을 내놓았고, 이는 이란 측뿐만 아니라 때로는 트럼프 자신에 의해서도 반박됐다.

그는 휘발유 가격 하락 전망에 대해서도 에너지부 장관의 말과 상충되는 말을 했다.

트럼프는 특히 이란 전쟁의 핵심 원인인 농축 우라늄의 향방에 대해서도 엇갈린 설명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11일 1차 회담을 앞두고 트럼프는 미국과 이란이 핵폭탄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농축 우라늄을 함께 제거하는 방향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요구 사항 중 "15개 항목의 대부분이 이미 합의됐다"고 소셜 미디어에 썼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지난 8일 이란이 우라늄을 넘길 의향을 밝혔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은 1차 협상에서 아무런 합의도 이루지 못했다.

밴스가 회담에서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20년 유예를 제안했으나 트럼프가 뒤에 이를 거부했다. 트럼프는 14일 뉴욕 포스트에 "20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지난주 말에도 미국이 농축 우라늄을 제거하는 것에 이란이 동의했다고 거듭 밝혔다.

밴스가 파키스탄에 갈 지를 두고 트럼프는 20일에도 잘못된 정보를 내놓았다.

트럼프는 뉴욕포스트와 20일 오전 통화에서 밴스가 이미 파키스탄으로 가고 있다면서 현지 시각 20일 밤 안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밴스 떠났다" 말한 뒤 백악관에 나타나

그러나 뉴욕포스트가 보도한 1시간 반 뒤 밴스의 차량 행렬이 백악관에 나타났다.

그러자 백악관 당국자들이 트럼프 발언을 수습하고 나섰고 익명을 조건으로 밴스가 21일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이달 초 1차 협상을 앞두고 밴스를 협상 대표로 지명한 뒤에도 엇갈린 신호를 보냈었다.

트럼프는 보안 우려로 밴스가 회담에 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뉴욕포스트에 말했으나 몇 시간 뒤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밴스가 수석 협상대표로 참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를 두고도 트럼프는 발언이 오락가락했다.

트럼프는 18일 블룸버그에 이란 핵 프로그램의 ”무제한“ 중단 등 ”대부분의 주요 사안이 확정됐기 때문에“ 협상이 빠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다시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주장도 폈다. 

그러나 이란은 19일 미국이 이란 해상 봉쇄를 지속해 해협을 다시 봉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트럼프는 19일 소셜 미디어에 "이란이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상한 일이다. 우리의 봉쇄로 이미 해협이 봉쇄된 상태”라고 썼다.

◆이란이 미 요구 동의했다면서 "안 받아들이면 파괴하겠다

트럼프는 또 이란이 대부분의 조건에 이미 동의했다고 말하면서도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민간 기반시설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매우 공정하고 합리적인 합의를 제안하고 있으며, 이란이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은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모든 교량을 파괴할 것"이라면서 "더 이상 친절한 척(MR. NICE GUY)은 없다!"고 썼다.

폭스 뉴스는 20일 오전 트럼프가 전날 “오늘 밤 합의가 서명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20일 오후 합의가 시간에 쫓기는 일은 없다고 부인했다.

트럼프는 전쟁으로 휘발유값이 오른 것에 대해서도 엇갈린 메시지를 발했다. 

20일 더 힐과 인터뷰에서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이 2027년까지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달러대로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 “완전히 틀렸다”면서 “전쟁이 끝나는 즉시” 내릴 것으로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불과 일주일 전 중간선거 전에 휘발유값이 내려가기를 바라지만 11월에는 가격이 "비슷한 수준"이거나 "약간 더 높을" 수도 있다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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