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번호 적힌 포스트잇인데?"…로펌 직원도 속인 'AI 인증샷' 중고 사기

기사등록 2026/04/22 00:08:00
[서울=뉴시스] 중고 거래 사기 피해 제보자 A씨가 생성형 인공지능에 프롬프트를 입력해 재현한 조작 영상에서 인증용 포스트잇이 제품에 합성됐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2026.04.21.

[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제품 사진에 구매자의 연락처를 합성한 'AI(인공지능) 인증샷'을 동원한 신종 사기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법무법인 직원조차 속아 넘어갈 정도의 정교함으로 피해자만 1000명이 넘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최근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한정판 게임기를 구매하려다 사기 피해를 입었다. A씨는 도용 사진을 의심해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적은 포스트잇을 제품에 붙여 인증을 요구했다.

판매자는 요구대로 번호가 적힌 포스트잇 사진을 전송했으며, 금융사기 방지 플랫폼 확인 결과 휴대전화 이력도 깨끗해 A씨는 이를 신뢰하고 대금을 처리했다.

그러나 판매자가 보낸 사진은 AI로 정교하게 조작된 합성 이미지였다. 피해 인지 후 A씨가 사기 방지 플랫폼 '더치트'를 다시 확인하자 관련 피해 사례가 쏟아졌다. 사기 일당은 동일한 제품 사진에 포스트잇 문구만 AI로 교체해 여러 구매자에게 전송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에는 사진을 넘어 영상 조작까지 이뤄지고 있다. 제작진이 확인한 AI 조작 영상에는 사람의 손이 나타나 포스트잇을 직접 붙이고 꾹꾹 누르는 동작까지 구현됐다. 영상이 육안으로는 진위 파악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출연진은 말했다.

한편 제보자는 범행이 개인 차원을 넘어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의심했다. 일당은 "배터리가 꺼져 연락을 못 받았다", "바쁘니 이따 문자로 알려주겠다"는 등의 답변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법무법인 법승은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 규모는 약 1000명, 피해 액수는 2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며 전문 사기 단체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사기 일당은 피해자들 사이에 '이간질 문자'를 보내는 등 수법도 동원했다. 피의자 가족을 사칭해 연락한 인물이 알고 보니 또 다른 피해자인 식이다. 이를 통해 피해자끼리 서로 다투게 만들어 대응을 방해하는 것이다.

현재 A씨가 속한 법무법인은 피해자들을 모아 공동 대응을 준비 중이다.

사건반장 출연진들은 "기술의 발달로 눈에 보이는 모든 인증 수단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중고 거래 시 반드시 대면 거래를 이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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