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가격 13% 폭등
20일(현지시간)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동 지역의 갈등으로 주요 해상 운송로가 차단되면서 일본 기업들이 알루미늄 수급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일본 자동차 업계는 전체 알루미늄 수입량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2월 말 분쟁 시작 이후 엔진 부품과 휠 등에 쓰이는 알루미늄 가격은 약 13% 급등했다.
실제로 토요타의 핵심 부품사인 덴소와 그 계열사들은 이미 월 2만대 가량의 차량 생산에 소요되는 부품 생산량을 줄였다. 아이치현의 알루미늄 가공 업체인 카토 경금속의 다이키 카토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한 달이 지났을 뿐인데 곧 자동차 부품 제조에 차질이 생길 것이 확실시된다"며 "에너지를 보존하고 지출을 선택적으로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장 분석 기관인 S&P 글로벌은 일본이 전 세계에서 알루미늄 부족에 가장 취약한 국가라고 지목했다. 마사토시 니시모토 S&P 분석가는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큰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역시 많은 양의 알루미늄을 수입하지만, 대부분 자국 내 생산이나 캐나다를 통해 조달하고 있어 아시아 국가들과는 사정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현재 일본 기업들은 통상 2개월 분량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나, 이란의 공격으로 아부다비와 바레인의 주요 정제 시설까지 피해를 입으면서 공급 중단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재고가 바닥나는 이달 말이나 5월 초부터 실질적인 생산 중단 사태가 속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건 체이스 분석가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알루미늄 산업이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블랙홀'에 진입했다고 경고했다. 설령 평화 협정이 체결되어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더라도, 물류 병목 현상을 해소하고 생산 시설을 정상화하는 데는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토요타 측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닛산 자동차는 "물류 및 생산 운영 조정을 포함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알루미늄 협회의 코지 이이다는 "제조업체들이 재고 고갈에 대비해 대체 수입처를 찾고 있지만,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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