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사태로 실적 급감·배당 중단…1년 만에 주가 80% 반등
앤트로픽·데이터센터·5G 기대감…통신주 'AI 인프라' 재평가
[서울=뉴시스]김민수 기자 = SK텔레콤 유심(USIM) 해킹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당시 흔들렸던 통신주는 1년 만에 주가 반등으로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통신업종이 배당·방어주에서 인공지능(AI)·5G 인프라주로 재평가받는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 주가는 오전 10시 33분 기준 9만6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첫 거래일(1월 2일) 주가 5만3300원과 비교하면 80.8% 상승한 수준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지난해 4월 22일 SK텔레콤은 유심 해킹으로 가입자 2300만명의 유심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보안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주가는 5만4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사고 여파로 가입자 이탈과 보상 비용 부담이 동시에 불어나며 실적도 직격탄을 맞았다. 약 70만명의 가입자가 이탈했고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1.1% 급감한 1조732억원에 그쳤다. 3·4분기 배당도 중단됐다.
해당 여파는 통신업종 전반으로 확산됐다. SK텔레콤뿐 아니라 KT와 LG유플러스 역시 보안 이슈가 이어지며 주가가 동반 약세를 보였고,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자 신뢰도도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이후 흐름은 달라졌다. 통신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며 주가도 반등 흐름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올해에만 80% 넘게 오른 SK텔레콤을 중심으로 KT(23.8%)와 LG유플러스(22.9%)도 상승세에 동참하면서 업종 전반이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
특히 SK텔레콤의 AI 관련 가치가 부각된 점이 주가 반등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2023년 8월 앤트로픽에 약 1300억원을 투자해 지분 0.3%를 확보했다"며 "지난해 말 기준 앤트로픽 기업가치가 3000억달러로 평가되면서 SK텔레콤의 지분가치도 1조4000억원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SK텔레콤 시가총액에는 앤트로픽 지분가치 3조~6조원이 반영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투자자들의 시각이 배당·방어주에서 AI 관련주로 변화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통신 3사의 데이터센터 사업과 본업 성장 기대도 주요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김아람 연구원은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통신 3사의 점유율이 60~70%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AI 수요 확대와 맞물려 중장기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내 5G SA(단독모드) 상용화와 함께 요금제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ARPU(가입자당평균매출) 상승 기대가 반영될 수 있다"며 "과거에도 요금제 변화 기대가 형성될 때 통신사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다만 앤트로픽 상장 시점과 기업가치는 향후 주가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 남아 있다.
김아람 연구원은 "추가적인 주가 상승은 앤트로픽 기업가치 추가 상승 혹은 업종 리레이팅 여부에 달려있다"며 "현재 SK텔레콤 시가총액에는 앤트로픽 지분가치가 상당 부분 선반영된 상태"라고 밝혔다.
김홍식 연구원은 "5G SA 상용화 시점과 요금제 개편 논의 속도가 향후 통신주 주가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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