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다시 흔들리자…유가 급등, 美주가지수선물·국채 하락

기사등록 2026/04/20 10:09:28 최종수정 2026/04/20 10:42:24

브렌트유 96달러대로 7% 급등, S&P500 선물 0.9% 하락…달러 강세 전환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막히면서 미국과 이란의 긴장 완화 기대에 올라탔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하루 만에 다시 흔들렸다.

20일(현지시간)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시아 장 초반 브렌트유는 7% 넘게 올라 배럴당 96.80달러 안팎까지 치솟았고, S&P500 선물은 0.8% 하락했으며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이번 충격은 불과 사흘 전과 정반대 흐름이다. 이란이 18일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열려 있다”고 밝히자 뉴욕증시는 사상 최고치 흐름을 이어갔고, 시장에는 긴장 완화 기대가 번졌다. 그러나 주말 사이 미국과 이란의 대치가 다시 격화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면서 투자심리는 다시 급속히 얼어붙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꼽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이란과의 합의가 사실상 성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20일 오전에는 협상이 실패하면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을 모두 파괴하겠다고 위협했다. 미국은 오만만에서 이란 국적 선박을 나포했다고 밝혔고,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가 유지되는 한 추가 협상에 응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맞섰다.

시장의 불안은 비단 유가만이 아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의 약 5분의 1이 지나던 길목이어서, 봉쇄가 반복될수록 물류 차질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미 국채는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압력을 반영하며 약세를 보였고, 달러도 안전자산 선호 속에 반등했다.

[AP/뉴시스]2012년 1월19일 호르무즈 해협 남쪽 아랍에미리트(UAE)의 라스 알 카이마 해안의 어선 뒤로 유조선 2척이 지나가고 있다. 프랑스 24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에 매달리는 이유에 대해 통행료 수입으로 전쟁으로 파괴된 인프라 재건 비용을 충당하고, 이를 지정학적 지렛대로 활용해 국제사회에서 발언권과 위상을 강화하려는 계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26.04.09.
문제는 해협이 다시 열리더라도 곧바로 정상화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선박 보험료 급등, 기뢰 위험, 손상된 에너지 시설, 인력 이탈 등을 이유로 호르무즈 통과 물동량과 산유국 생산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수개월, 일부 시설은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18일 하루 20척 넘는 선박이 해협을 통과했지만, 선주들이 재봉쇄 위험을 확인한 만큼 운항 재개에 신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번 시장 반응은 휴전이나 협상 기대만으로는 위험 프리미엄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보여줬다. 블룸버그통신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유가 급등이 환율과 물가, 운임 비용을 다시 자극할 수 있어 이번 호르무즈 재봉쇄 여부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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