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선박 첫 무력 나포…드론 보복에 충돌 격화
2차 회담 개최 불투명…이란 "美 봉쇄 지속 땐 불참"
핵농축·해협 통제·제재 해제 충돌…확전 가능성 고조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만에서 미국의 해상봉쇄를 뚫으려던 이란 화물선 '투스카호'를 저지해 나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선원들은 정지 경고를 무시했고, 이에 우리 해군 함정은 기관실에 구멍을 뚫어 투스카호를 즉시 정지시켰다"며 "현재 미 해병대가 투스카호를 나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선박을 상대로 무력을 동원한 사례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이란이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휴전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한 직후에 이뤄졌다.
이란은 지난 17일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합의가 이뤄지자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해제했지만, 미국이 해협 봉쇄를 풀지 않고 있는 것을 "신뢰를 저버린 것"이라고 주장하며 봉쇄 해제 하루만인 지난 18일 해협을 다시 봉쇄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해협을 통과하려던 인도 선박들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공격을 받고 회항하는 일도 발생했다.
또 이란군은 이날 미국의 이란 상선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미군 군함에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몇 시간 전, 미국 테러리스트 군인들이 오만에서 중국으로 향하던 투스카호라는 이란 컨테이너선을 공격했다"며 "이에 이란군도 여러 미국 군함에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7일 중재국인 파키스탄이 제안한 '2주 휴전안'을 수용하면서, 미국 동부시간 기준 21일(이란 현지시간 22일)을 시한으로 종전 협상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 대표단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향하고 있으며, 20일 저녁 협상을 위해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제안을 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교량을 순식간에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더 이상 착한 사람 행세를 하지 않겠다. 이란의 살해 기계가 멈출 시점"이라고 강경 기조를 분명히 했다.
이번 협상은 21일로 예정된 2주간 휴전 종료를 앞두고 추진되는 2차 회담이다.
다만 이란이 미국의 휴전 협정 위반을 거론하면 협상재개를 거부하고 있어, 실제 2차 회담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란 타스님뉴스는 이날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은 협상대표단 파견을 결정하지 않았다"며 "미국의 해상봉쇄가 계속되는 한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양국이 1차 회담 이후 파키스탄 중재로 메시지를 교환해왔으나 미국의 과도한 요구와 야심으로 협상이 결렬됐던 그 프로세스"라고 지적했다.
미국·이란 협상의 쟁점은 핵농축 프로그램·호르무즈 해협 통제·대(對)이란 제재 해제 및 동결 자산 반환 등이다.
특히 우라늄 농축 문제를 두고 양측 입장차가 커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차 협상에서 미국은 기존에 고수했던 우라늄 농축 전면 금지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20년간 농축 중단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란이 5년을 역제안하면서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휴전 종료 전 2차 회담 자체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전쟁은 확전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중재국인 파키스탄은 이슬라마바드에서 2차 회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외신에 따르면 미군 C-17 수송기 2대가 보안 장비를 싣고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으며, 당국은 협상장인 세레나 호텔 인근을 통제하고 투숙객 퇴거 조치에 나서는 등 경계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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