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 격추에 수시간 동안 참모들에게 격앙된 반응 보여
위협성 발언 국가안보팀과 충분히 조율하지 않은 채 내놓아
즉흥 인터뷰와 엇갈린 메시지가 전쟁의 정치적 부담 더 키워
호르무즈 봉쇄·유가 급등·동맹 외면 겹쳐…중간선거 부담도
18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상대로 의도적으로 예측불가능한 모습을 연출해 협상장으로 끌어내려 했지만, 전쟁은 당초 자신이 공언한 6주를 넘겨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오후 미군 항공기 1대가 이란에서 격추되고 공군 장병 2명이 실종됐다는 보고를 받은 뒤 수시간 동안 참모들에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유럽이 미국을 돕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거듭 쏟아냈고, 1979년 이란 인질사태로 재선에 실패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사례를 떠올리며 사태 악화를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백악관 참모들은 그의 조급함이 작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구조 작전 진행 상황을 수시가 아니라 중요한 시점마다 따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 장병 1명은 비교적 빨리 구조됐지만, 나머지 1명은 4일 밤늦게야 구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자칫 두 번째 임기 들어 가장 큰 정치적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셈이다. 그러나 그는 불과 몇 시간 뒤인 5일 아침 소셜미디어에 호르무즈 해협을 열지 않으면 “지옥에서 살게 될 것”이라는 거친 표현을 올리며 다시 초강경 태세로 돌아섰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위협성 발언을 국가안보팀과 충분히 조율하지 않은 채 내놓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부활절 아침 이슬람식 표현까지 섞어가며 이란을 자극하는 글을 올렸고, 나중에는 자신이 일부러 최대한 불안정하고 모욕적으로 보이려 했다고 참모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이 그런 언어를 알아듣는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전쟁이 트럼프 대통령 계산처럼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란 최고지도부 교체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원유 공급 차질이 이어지면서 전쟁은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영향을 받자 미국 에너지 업계도 백악관이 사태의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4월 초 미국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1달러 넘게 오른 상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서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쟁 전 이란이 결국 해협 봉쇄까지는 가지 못할 것이라고 봤고, 설령 시도하더라도 미군이 쉽게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유조선 운항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멈춰섰고, 그는 사적으로 “드론 하나만으로도 해협을 막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며 뒤늦은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동맹의 비협조도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한 요인으로 꼽혔다. 유럽 국가들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미국의 이란 군사작전에 동참하지 않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여는 군사행동에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과 프랑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수뇌부를 향해서도 회의적 반응과 불만을 보였다고 WSJ는 전했다.
전쟁 와중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연회장 신축 계획이나 중간선거 모금 행사 같은 다른 현안에 관심을 돌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참모들은 그의 즉흥 인터뷰와 엇갈린 메시지가 전쟁의 정치적 부담을 더 키우고 있다고 우려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줄이라는 참모들의 조언을 일관되게 따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이번 이란전이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협상술이 실제 전쟁에서도 통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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