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협상에 나서더라도 실제 이행 누가 보장할지 문제 드러내
1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외교라인이 타협 신호를 보낸 직후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이를 공개적으로 부인하고 무력까지 동원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협상 구상에도 큰 변수가 생겼다.
보도에 따르면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17일 자신의 엑스(X)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2주 휴전 시한이 흐르는 가운데, 협상에 열려 있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됐다. 실제 이 발언 직후 국제유가는 하락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소셜미디어에서 즉각 환영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그날 밤 자신을 혁명수비대 해군 소속이라고 밝힌 인물이 해상 무선 교신을 통해 “해협은 여전히 닫혀 있으며 통과하려면 혁명수비대 허가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 인물은 “지도자의 명령으로 열지, 어떤 멍청이의 게시글로 여는 것이 아니다”라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실제로 일부 선박들이 항로를 되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파의 반발은 곧바로 정치권과 친혁명수비대 매체로 번졌다. 혁명수비대 연계 매체 타스님은 외무부의 소셜미디어 발표 방식을 비판했고, 강경 성향의 모르테자 마흐무디 의원은 아락치 장관 경질까지 요구했다. 이어 18일에는 이란 합동군사령부가 해협 폐쇄를 공식 발표했다.
같은 날 영국 해군과 연계된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오만 인근 해역에서 유조선 1척이 혁명수비대 고속정의 접근과 사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다른 컨테이너선 1척은 정체 불명의 발사체에 맞아 일부 컨테이너가 파손됐고, 또 다른 선박 주변 바다에도 발사체가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혁명수비대 해군은 별도 경고를 통해 허가 없이 해협을 통과하려는 시도는 “가혹한 대응”과 “파괴”에 직면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충돌이 단순한 내분만은 아니라는 해석도 내놨다. 미국이 이란의 해협 개방 신호에도 봉쇄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점이 강경파 반발을 키웠다는 주장이다. 다만 결과적으로는 협상 의지를 보인 인사들이 군사조직의 전폭적 뒷받침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명확한 승리’로 정리할 협상 틀을 짜는 데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WSJ은 호르무즈 해협 사태는 단순한 해상 충돌을 넘어, 이란이 협상에 나서더라도 실제 이행을 누가 보장하느냐는 문제를 드러낸 사건으로 풀이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이 다시 불안정해질 경우 유가와 운임이 흔들릴 수 있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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