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협·사랑의열매로부터 받은 보조금 5억원 횡령
법원 "보조금·성금액 횡령한 것 죄질 가볍지 않아"
[서울=뉴시스]이윤석 기자 = 시민단체가 대북 소금 지원사업 보조금으로 지원받은 약 5억원을 횡령한 업체 관계자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는 지난 2일 횡령,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된 A씨와 B씨에게 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에게는 추징금 6700여만원, B씨에게는 추징금 6000여만원 가납을 명했다.
시민사회단체 협의체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은 2018년부터 남북교류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소금지원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12월에는 전라남도 신안군 소금을 북한에 지원해주기로 북측 민화협과 합의했다.
해당 합의에 따라 2019년 민화협은 전라남도로부터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사업비 명목으로 총 5억원의 지방보조금을 받았다. 2019년부터는 쌀가루도 인도적 지원사업 지원 품목에 포함시키기로 하면서 사랑의열매로부터 10억원의 배분금을 받기도 했다.
당시 천일염 유통 관련 사업단에서 각각 기획이사와 업무이사로 근무하던 A씨와 B씨는 해당 대북 사업을 민화협과 함께 추진하기로 협의했다. 특히 A씨는 민화협의 사회문화교류위원회 대외협력팀장으로 해당 지원 사업을 담당했다.
해당 사업단은 민화협의 대북 소금지원 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하면서, 계약금 명목으로 지방보조금 중 4억7500만원을 받았다.
A씨와 B씨는 사망한 사업단 대표이사 C씨와 함께 업무상 보관 중이던 지방보조금 중 4억7005만원을 횡령해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한 이들은 쌀가루 사업과 관련해서 보관하던 사랑의열매의 배분금 4억여원 중 약 6800만원을 사업과 무관한 용도에 사용해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에겐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중국 북경 주재 북한대사관 측에 허가 없이 이른바 '환치기' 방식으로 총 20만위안(약 3500만원)을 지급한 혐의도 적용됐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국내거주자가 북한대사관 측에 자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한국은행 총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법원은 A씨와 B씨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와 B씨는 민화협을 위해 사용해야 할 자금을 횡령했고, 그 금액이 약 5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횡령한 4억7000여만원은 전라남도로부터 대북 소금사업 명목으로 지급받은 보조금으로 이는 국민의 세금이고, 성금으로 모금된 사랑의열매 지원금조차도 그 성격상 본인들이 횡령해서 임의 소비했다면 죄질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며 양형 사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횡령 피해는 아직 회복되지 못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쌀가루 사업은 목적을 달성했고, A씨와 B씨의 나이·성행·환경·가족관계 등 조건이 유리한 양형으로 인정됐다.
한편 재판부는 이들에게 적용한 혐의 중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는 A씨에게만 해당되고 B씨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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