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으로 운임 올랐으나 비용부담도↑
HMM 등 해운업계 상반기 실적 둔화 전망
2분기부터 벙커유 가격 인상분 본격 적용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중동 전쟁 여파로 해상운임과 환율이 동시에 오르며 해운업계에 우호적 변수가 형성됐지만 실적 개선으로 직결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 노선 운항 차질과 연료비 상승, 보험료 부담이 겹치면서 업황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16일 상하이해운거래소(SSE)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890.77로 7주 연속 상승했다.
특히 상하이발 중동 노선 운임은 컨테이너(TEU)당 4167달러로 전주보다 5%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1분기 환율도 해운 업체들에게 우호적이었다. 보통 달러 매출 비중이 높은 해운사 입장에선 고환율은 환차익 효과를 누릴 수 있어 호재로 통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달러·원 환율 평균은 주간거래 종가 기준 1465.72원으로 집계됐다. 외환위기였던 1998년 1분기 기록한 1605.7원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문제는 중동 전쟁이 이후 늘어난 비용 압박이 환율과 운임 상승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벙커유 가격이 급등했고 선박 운항 중단과 우회 운항, 전쟁보험료 상승까지 겹치면서 실질 채산성은 악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운업계는 중동 지역 선박 억류와 운항 차질로 매출 공백이 발생하는 반면 연료비와 보험료 부담은 크게 확대됐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HMM 등 국내 주요 해운선사들의 실적 전망치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5544억원, 27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55.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이슈로 연료비 가격 급등, 주요 항로에서 긴급연료할증료(EBS) 부과되기 시작했다"며 "단기 운임 급등 과정에서 화주들의 관망 심리가 있으나, 연료 공급 차질로
인한 운항 차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2분기도 악재는 지속될 전망이다. 2분기부터는 중동 전쟁에 따른 벙커유 가격 인상분이 적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벙커유 가격 인상은 약 두 달의 시차를 두고 적용된다.
오정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은 비용 증가 요인이지만 1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며 "통상 유가 상승분은 약 2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유가 상승 영향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전쟁 이후 해운업 실적은 단순히 환율과 운임 상승만으로 분석하기 어렵다"며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연료비 증가, 계약 감소 등 부담으로 작용할 만한 요소도 많기 때문에, 업체별 포트폴리오에 따라 실적 향방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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