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60만원' 수학여행비 논란에…현직 교사의 '울분'

기사등록 2026/04/10 20:25:00

"최저가 입찰에도 안전 인력 등 고정비 상승 불가피해"

"공짜 여행·리베이트는 옛말…교사들도 비용 내며 지도"

[서울=뉴시스]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학여행비, 이게 논란이라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현직 교사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수학여행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교사의 입장에서 말해보겠다"면서 수학여행 준비 과정 및 비용 책정 이유를 밝혔다. (사진=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이지우 인턴 기자 = 최근 60만원이 넘는 고액의 수학여행 경비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현직 교사가 직접 가격 책정 구조와 현장의 어려움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학여행비, 이게 논란이라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현직 교사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수학여행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교사의 입장에서 말해보겠다"면서 수학여행 준비 과정 및 비용 책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지난 8일에는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2박3일 수학여행 경비가 60만원을 넘는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비싸게 보여도 세부 사항을 보면 이해가 간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지만, "교육청 지원까지 받았는데도 지나치게 비싸다"면서 비판하는 이들도 있었다.

A씨는 수학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입찰 단계에 들어간 후 가격 경쟁을 통해 업체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수의 계약은 절대 안 된다"면서 모든 절차가 공정한 입찰을 거친다고 강조했다. A씨는 "입찰 과정에서 사전 답사를 통해 제안서에 제시된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는지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 답사를 위해 교사는 수업 시수까지 전부 바꾸고 가야 하며, 다양한 기준을 모두 만족하는지 꼼꼼히 확인한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보통 최저가 입찰로 업체를 선정한다. 가격으로 말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라면서 가장 효율적인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규정이 강화되어 전문 안전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200명이 움직이면 기본적으로 8명에서 10명 정도가 필요한데, 주야간 교대를 감안하면 두 배가 된다"면서 인건비 내역을 설명했다. A씨는 교육청의 지원금이 보통 1인 당 30만원 정도로 나오는 편이지만, 재량의 영역이라 지원이 없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교사들이 겪는 감정적인 소모도 적지 않다. A씨는 "수백 명의 학생이 최소 비용으로 움직이는 단체 여행임에도 불구하고 사소한 불편 사항까지 모두 민원으로 이어진다"며 "고생 끝에 돌아와 마주하는 낮은 만족도 조사 결과는 교사들에게 큰 자괴감을 준다"고 털어놨다.

그는 "교사들이 리베이트를 받는다고 하는데, 요즘 그런 돈을 주는 여행사도 없고 교사들도 요구하지 않는다. 교사들이 공짜로 놀러 다닌다는 반응도 있는데, 돈 내면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수학여행의 질적 수준을 높이려면 비용 상승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현장 교사들은 과중한 업무와 책임 탓에 수학여행을 기피하는 분위기지만, 아이들에게 학창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겠다는 사명감으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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