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교체·판정 논란 두고 '분노의 발언'
심리전으로 선수단 결속력 다진 동시에 상대 팀 흔들어
1·2차전 패한 뒤 3·4차전 잡았으나, 5차전서 체력 저하에 발목
현대캐피탈은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5차전 원정 경기에서 세트 점수 1-3으로 져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우승에 실패했다.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프전에 오른 현대캐피탈은 최초의 리버스 스윕에 도전했으나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원정 1, 2차전을 모두 패한 뒤 안방에서 3, 4차전을 승리하며 역전 우승을 꿈꿨다.
그러나 체격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마지막 5차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프랑스 출신의 백전노장 사령탑 블랑 감독은 이번 챔프전 화제의 중심에 서 있었다.
블랑 감독은 1차전부터 특유의 거침없는 발언으로 팀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했다.
접전 끝에 첫 경기를 내준 블랑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 대한항공의 행보에 대해 "절대 공정하지 않다"며 꼬집었다.
대한항공은 챔프전을 앞두고 기존 외국인 선수 러셀의 경기력 저하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한 뒤 마쏘를 영입했다.
아울러 현대캐피탈이 우승을 놓치더라도 대한항공과의 '불공정한 대결'의 희생양이 됐다는 여론까지 형성하게 했다.
블랑 감독의 심리전은 2차전 '판정 논란'으로 더 달아올랐다.
현대캐피탈은 5세트 14-13에서 레오의 서브가 아웃 판정되자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으나, 심판진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결국 듀스 끝에 2차전을 패하자 블랑 감독은 악수를 청한 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의 손까지 뿌리치며 불같이 화를 냈다.
그리고 심판진을 향해 얼굴을 붉히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선 "승리를 강탈당했다"며 총재와 심판위원장을 저격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는 회장사인 대한항공에 큰 부담을 준 동시에 1, 2차전 패배로 벼랑 끝에 몰린 현대캐피탈 선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실제로 챔프전 분위기는 이후 현대캐피탈로 급격히 넘어가기 시작했다.
4차전을 앞두고도 "분노는 식지 않았다. 우승해야 씻겨 나갈 것"이라고 말했고, 또 다시 3-0 승리를 거두자 "우리는 3승 1패를 기록한 비공식 챔피언"이라며 대한항공을 저격했다.
일각에선 감독의 발언이 지나치게 감정적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블랑 감독의 발언은 선수단 결속력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동시에 대한항공을 압박해 상대 선수들에겐 커다란 부담을 안겼다.
그러나 블랑의 심리전도 체력 한계에 부딪혔다.
2주간 7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으로 현대캐피탈 선수들의 5차전 발걸음 확실히 무거웠다. 1, 2세트를 내준 뒤 3세트를 잡아내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블랑 감독도 체력적인 열세를 패인으로 꼽았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천안에서 그랬듯 끝까지 부딪히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체력적 한계가 보였다. 딱 한 걸음만 더 뛰면 되는데 그걸 못 한 것 같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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