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등 성인 콘텐츠 관련 검색어도 차단 대상
'청소년 계정' 콘텐츠 기준 강화…美 영화 'PG-13' 수준 반영
'제한 콘텐츠' 모드 도입…부모가 콘텐츠 노출·댓글·메시지 통제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인스타그램이 청소년 이용자의 콘텐츠 노출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기존에는 성적·폭력 콘텐츠를 중심으로 제한이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욕설이 심한 영상 등 청소년이 보기 부적절한 콘텐츠까지 노출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메타는 9일(현지 시간) 인스타그램의 청소년에게 적합한 콘텐츠 기준, '제한 콘텐츠' 설정 기능을 전 세계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다.
메타는 지난해 10월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등 4개국을 우선으로 해당 콘텐츠 기준과 제한 콘텐츠 설정 기능을 시범 도입한 바 있다. 18세 미만(글로벌 기준, 한국 기준 14~18세 이용자)에게 자동 적용되는 '청소년 계정'은 기존에도 성적 암시 콘텐츠, 노골적인 폭력 이미지, 담배·주류 판매 등 성인 대상 콘텐츠 추천을 제한해 왔다.
메타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욕설이 포함된 게시물, 위험한 행동을 묘사한 콘텐츠, 대마초 관련 표현 등 잠재적으로 유해한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콘텐츠까지 추천에서 배제하거나 노출을 최소화했다.
검색 제한도 확대된다. 자해, 극단적 선택 등 기존 민감 키워드뿐 아니라 '알코올' 등 성인 콘텐츠 관련 검색어도 차단 대상에 포함된다. 일부 키워드는 변형하거나 우회해 입력해도 결과가 노출되지 않도록 필터링이 적용된다.
이 조치는 미국영화협회(MPA)의 영화 관람 등급 'PG-13’ 기준을 참고해 설계됐다. 이 등급은 일부 폭력적 장면이나 거친 표현이 포함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청소년에게 적합한 수준으로 판단되는 기준이다. 메타는 일부 선정적이거나 거친 표현이 포함된 콘텐츠도 최대한 드물게 노출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메타는 "청소년 계정은 이미 부적절한 콘텐츠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도록 설계돼 있었으며 이번 업데이트로 잠재적이고 부적절 콘텐츠를 더욱 효과적으로 숨길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 "부모들에게 친숙한 기준에 정책을 맞추기 위해 PG-13 등급을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을 검토하고 업데이트했다"며 "영화와 소셜 미디어 사이에 차이는 있지만 청소년들이 인스타그램에서 PG-13급 영화를 보는 것과 유사한 경험을 하도록 이러한 변화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메타는 부모 등 보호자가 청소년 계정의 콘텐츠 노출 범위 등을 통제할 수 있는 기능 '제한 콘텐츠'도 글로벌 확대 적용했다. 보호자는 기본 설정보다 더 강한 제한 모드를 선택해 콘텐츠 노출 수준을 조정할 수 있으며, 해당 모드를 적용하면 부적절 콘텐츠가 추가로 필터링된다.
특히 이러한 콘텐츠를 주로 게시하는 계정과의 메시지·댓글 등이 차단되고 게시물 아래 댓글을 보거나 남기고 받는 기능도 제한된다. 메타는 이를 통해 청소년이 유해 콘텐츠에 노출되는 것은 물론 관련 계정과의 접촉까지 원천적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메타는 "완벽한 시스템은 없지만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청소년이 기본적으로 안전하고 연령에 적합한 콘텐츠를 보도록 하는 동시에 부모가 자녀의 이용 환경을 더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메타는 글로벌 규제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청소년 보호 기능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 SNS 과의존 문제와 관련해 플랫폼 책임론이 확산된 가운데 미 캘리포니아주 등에서는 알고리즘 기반 추천 시스템이 청소년 중독을 유발했다는 점을 일부 인정하는 법원 판단이 나오며 규제 압박이 커지고 있다.
앞서 한국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도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의 알고리즘 구조가 청소년 과의존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슬기 메타코리아 대외정책 이사는 "'청소년 계정'에 대해서는 추천 콘텐츠를 청소년 친화적인 알고리즘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청소년 맞춤형 알고리즘 도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후 글로벌 차원의 정책 발표가 이어지면서 메타가 청소년 보호 조치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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