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팩트]이란, 왜 해협 통행료 부과에 매달리는가?

기사등록 2026/04/09 17:08:33 최종수정 2026/04/09 19:54:27

통행료 수입으로 전쟁으로 파괴된 인프라 재건 비용 충당

해협 통제 지렛대 삼아 국제사회에서 발언권과 위상 강화

'국제법 위배' 지적에도 이란 강제나서면 효과적 억제 불가

[AP/뉴시스]2012년 1월19일 호르무즈 해협 남쪽 아랍에미리트(UAE)의 라스 알 카이마 해안의 어선 뒤로 유조선 2척이 지나가고 있다. 프랑스 24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에 매달리는 이유에 대해 통행료 수입으로 전쟁으로 파괴된 인프라 재건 비용을 충당하고, 이를 지정학적 지렛대로 활용해 국제사회에서 발언권과 위상을 강화하려는 계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26.04.09.

[서울=뉴시스] 유세진 기자 = 이란은 전쟁 종식을 위한 10가지 제안 중 하나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지속적 통제권을 요구했다. 이란은 왜 이처럼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에 매달리는 것일까? 프랑스24는 해협 통제권을 통해 해협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했다. 이란은 통과 선박 1척당 최대 200만 달러(약 30억원)의 통행료를 부과해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인프라 재건 비용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여 있던 수백척의 컨테이너선들은 8일 이란 해군으로부터 허가 없이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은 페르시아만에 침몰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휴전이 발표됐지만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닫혀 있다.

이란과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선언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 시한을 불과 몇시간 앞두고 2주 간의 휴전을 발표했다.

양측은 지속적 평화를 위해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회담을 갖는다. 이란은 6일 전쟁의 영구적 종식을 보장할 10가지 계획을 제안했는데, 트럼프는 이를 공개적으로 "실행가능한" 회담 기반이 될 것이라면서도, 이 10가지 사항이 휴전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라며, 지속적 평화를 위한 조건은 "비공개 회담에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요구한 10가지 사항의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장악을 사실상 공식화하는 것이다. 이란 고위 관리들은 뉴욕 타임스(NYT)에 이란이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컨테이너 선박에 약 200만 달러의 통행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 전 매일 130척 이상의 선박이 해협을 통과했었다.

이들은 이렇게 거둔 통행료는 2월 말부터 미국과 이스라엘이 폭격한 도로, 철도, 학교, 병원 및 기타 인프라 재건에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행료 수입은 또 오랜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이란 경제가 고립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5주 동안 해협을 통과한 수십척의 선박 중 얼마나 많은 선박이 통행료를 지불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지난주 로이드 리스트의 한 애널리스트는 화주들이 이란에 통행료를 지불한 사례가 최소 2건 있었지만, 다른 선박들은 "외교 협상"에 따라 무료로 해협을 통과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이집트 등 여러 나라들이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과 확보를 논의했었다.

이란 석유, 가스 및 석유화학 제품 수출업체 연합은 8일 파이낸셜 타임스(FT)에 해운 회사들은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배럴당 암호화폐로 이란에 통행료를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또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지정학적 지렛대로 활용해 국제사회에서 발언권과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계산하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통행료 부과는 국제법에 위배되는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런던 시티 세인트 조르주 대학교의 상업 및 해양법 교수 제이슨 추아는 이란은 가입하지 않았지만 "UNCLOS와 국제 관습법에 따르면 이러한 부과금은 자연 해협을 통과하거나 무고하게 통과할 권리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국제사회 역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에 반대하겠지만 이란이 이를 강제하려 들 경우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프랑스24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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