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서훈·김홍희 2심
재판부 "내달 19일 이르면 변론 종결"
유족 "재판 '답정너' 의심…1심 법왜곡"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서해 공무원 피격 사실 은폐를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항소심이 시작됐다. 이르면 내달 재판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는 9일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명예훼손 등 혐의를 받는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 측은 "이 사건 1, 2, 3차 수사결과 발표 자료 관련해 피고인들이 허위 사실 인식했음에도 1심에서 사실오인 법리오해 무죄가 선고돼 부당하다는 취지"라며 "정보공개 청구 관련해 김 전 청장이 허위로 작성했음에도 사실오인으로 무죄 선고돼 부당하다"고 항소이유를 밝했다.
재판부는 내달 19일을 공판 기일로 지정하고, 당일 증인신문 진행 후 특별한 사항이 없을 시 변론을 종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고(故) 이대준씨의 친형 이래진씨는 법정 방청석에서 피해자 의견서를 제출하겠다고 발언했다.
이씨는 회견문을 통해 "서해 피격사건 발생 7년 만에 겨우 2심이 열리는데 저는 이 재판도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하면 돼 줄임말)가 아닌지 의심이 된다"며 "월북 조작해서 조작 기소라며 마무리하려는 것인지 묻는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은 퇴임 때까지 시간 끌기를 하다 대통령 기록물로 숨기고, 이재명 정권은 강제로 감사원 자료를 봉인하고 검찰 수사와 재판도 증거 불충분이라고 지우려 한다"고 호소했다.
또 "사망 후 작동됐던 안보 장관회의 회차가 지날수록 내용이 변했는데 1심 재판부는 증거 불충분이라고 간단히 판결했지만 명백한 법 왜곡죄"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진실규명을 통해 국가의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며 "국가가 바로잡아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말이 가짜뉴스가 안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해 피격사건의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라면서 정작 피해자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있다"며 "강력하게 민주당을 성토한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2020년 9월 고(故) 이대준씨가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살해되면서 발생했다. 정권이 바뀐 후인 2022년 6월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하면서 불거졌다.
감사원은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고, 국정원도 박지원 전 국정원장 등을 고발했다. 검찰은 2022년 12월 이들을 차례대로 재판에 넘겼다.
서 전 실장은 이씨가 북한군에 의해 피격됐다는 첩보가 확인된 후 합참 관계자들과 해경청장에게 보안 유지 조치를 지시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 같은 날 피격 사망 사실을 숨긴 상태에서 해경으로 하여금 실종 상태에서 수색 중인 것처럼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게 한 혐의를 받았다.
김 전 청장은 이같은 지시에 따라 월북 가능성에 대한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한 혐의를 받았다.
1심은 지난해 12월 "절차적인 면에서 위법이 있다고 볼 증거와 내용적인 면에서 허위가 개입돼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노은채 전 국정원 비서실장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무죄가 확정됐다.
검찰은 항소의 실익 등을 고려해 서 전 실장 및 김 전 청장의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명예훼손,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했다.
검찰은 월북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자진 월북한 것으로 오인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로 인해 고(故) 이대준씨와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부분에 관해서는 법원의 판단을 다시 한번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jud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