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간 미국 전쟁 비용, 하루 5억$, 총 310억$ 추산
전쟁 초기 6일간 최소 14억 달러 피해 집계도
E-3·AN/TPY-2 파괴…미국인 13명 사망, 300명 이상 부상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미국이 중동 전쟁으로 하루 수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분의 1은 전투에서 파괴된 군사 장비 비용에 해당한다고 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미국이 고가 자산을 대거 잃으면서 중국 등 향후 다른 분쟁에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펜타곤 출신이자 미국 기업 연구소(AEI) 선임 연구원 일레인 맥커스커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이후 5주간 미국의 대이란 작전 비용은 약 223억~310억 달러(최고 45조7000여억원)로 추산됐다. 여기에는 21억~36억 달러(최고 5조3000여억원)에 달하는 전투 피해 및 장비 교체 비용도 포함됐다.
맥커스커는 "며칠 내에 수리될 장비도 있지만, 수년이 걸리는 장비도 있다"며 "이번 전쟁은 기존의 부품 병목 현상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국방 수석 고문 마크 칸시안은 미국이 이번 작전으로 매일 약 5억 달러(7300여억원)를 지출하고 있으며, 개전 이후 초기 6일간 미군이 최소 14억 달러(2조여원) 규모의 인프라 피해 등을 입었다고 추산했다. 피해 규모는 방법론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프린스 술탄 공군 기지 공격으로 파손된 'E-3 센트리' 조기경보통제기(AWACS) 대체에는 1대당 7억 달러(1조300여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구성 요소인 'AN/TPY-2' 레이더가 파손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요르단 기지에 있는 AN/TPY-2는 전쟁 초기 파괴됐으며, 사우디아라비아 내 장비도 전쟁 도중 손상된 것으로 전해진다.
AN/TPY-2 레이더는 1대당 교체 비용이 약 4억8500만 달러(7150여억원)로 추정된다. 해당 장비는 재생산하는 데 약 3년이 걸리고 재고도 없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인도 태평양지역의 장비를 재배치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FT는 미군의 가장 큰 손실은 지난 3일 이란 남서부 산악 지대에서 발생한 F-15E 격추 사건으로 꼽았다. 실종된 미국 승무원 2명을 수색·지원하던 A-10 워트호그가 피격됐고, C-130 허큘리스 수송기 2대도 구조 과정에서 자폭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측의 운용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도 있었다. F-15E 전투기 3대는 지난달 2일 쿠웨이트군의 오인 공격으로 추락했으며, 이라크 상공에서 미 공군 KC-135 공중급유기 2대가 서로 충돌하기도 했다. F-15E는 한 대당 약 1억 달러(약 1500억원)이며, KC-135도 약 1억6000만 달러(약 2360억원)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번 전쟁으로 중국 대응에 필요한 방어 자산을 잃고 무기 비축량을 소모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은 이미 한국에 배치된 미사일 방어 체계 일부를 중동으로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오슬로 핵 프로젝트의 미사일 방어 전문가 파이반 호프만은 "사드 조기 경보 레이더와 E-3은 중국과 전쟁에서 반드시 유용하게 쓰였을 자산"이라고 말했다.
CSIS의 미사일 분야 책임자 카라코도 "미국의 지속적인 자산 소모는 중국으로 하여금 대만을 차지하기 위한 군사 작전을 감행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며 "장비들을 계속 소모할 여유가 없다"고 경고했다.
인명 피해도 적지 않았다. 지난 2월28일 전쟁 발발로 미국인 13명이 사망하고, 300명 이상이 부상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의 중재로 이날 오후 2주 휴전에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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