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랄AI, 삼성전자·국가AI위 연쇄 회동
31억 달러 투입하는 유럽 최대 AI 인프라에 삼성 메모리 핵심 공급망으로 부상
이재용·전영현과 잇단 회동…HBM부터 차세대 반도체까지 기술 협력 정조준
6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소버린AI의 상징'으로 불리는 미스트랄AI의 방한은 단순한 의전 동행을 넘어 AI 인프라 확장에 필요한 반도체 공급망 확보와 아시아 시장 진출이라는 실질적 목표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국가AI전략위 잇달아 만나
아르튀르 멘슈 CEO 등 미스트랄AI 경영진은 지난 2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을 만나 AI 반도체 공급망 및 기술 협력을 협의했다. 3일에는 청와대 국빈 오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도 대화를 나눴다.
같은 날 오후에는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임문영 부위원장,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과도 면담했다. 이 자리는 멘슈 CEO 측의 요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유럽 소버린AI의 상징' 미스트랄AI
미스트랄AI는 2023년 4월 구글 딥마인드와 메타 파리 연구소 출신 연구자들이 설립한 곳으로, 오픈AI의 GPT-4에 필적하는 대형언어모델(LLM) '미스트랄 라지'와 챗봇 '르 샤(Le Chat)'로 주목받았다.
특히 지난해 12월 공개한 최신 모델 '미스트랄 라지 3'는 6750억개 파라미터 규모로 AI 에이전트 구동에 최적화됐다. 미국·중국 빅테크에 의존하지 않는 유럽의 '소버린AI(기술 주권)'를 내세우며, 오픈소스 기반의 차별화 노선을 걷고 있다.
2024년에는 삼성전자·엔비디아 등에서 약 6억5000만 달러, 지난해 9월에는 ASML 주도 시리즈C로 약 20억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가 약 137억 달러(약 16조원)까지 치솟았다.
누적 조달 규모는 약 31억 달러로 추정되며, 유럽 AI 기업 중 최대다. 다만 오픈AI(약 1800억 달러)·앤트로픽(약 590억 달러)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고, 이 때문에 '적은 자원으로 높은 성능'을 추구하는 알고리즘 효율성 전략으로 승부하고 있다.
◆미스트랄AI, 유럽 최대 AI 인프라 구축에 삼성 메모리 필요
이번 방한의 실질적 배경은 미스트랄AI가 추진 중인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이다.
미스트랄AI는 지난 3월 30일 BPI프랑스·BNP파리바 등 7개 은행으로부터 8억3000만 달러의 부채 금융을 확보했다. 파리 남부 브뤼에르르샤텔에 건설 중인 44MW급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 GB300 GPU 1만3800장을 설치할 예정이며, 올해 2분기 가동이 목표다. 스웨덴에도 12억 달러 규모의 AI 캠퍼스를 계획하고 있어, 2027년 말까지 유럽 전역에 200MW 컴퓨팅 용량 확보를 목표로 한다.
이 같은 인프라에는 대량의 고성능 메모리가 필수적이다. 삼성전자가 핵심 공급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2024년 미스트랄AI 투자에도 참여한 바 있어 양사 관계는 이미 전략적 파트너십 성격을 띤다.
미스트랄AI의 방한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한국과 프랑스 양국의 소버린AI 전략이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걸고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2027년까지 글로벌 모델 대비 95% 이상 성능의 한국형 AI 모델 개발을 목표로 한다. GPU 확보에서도 2028년까지 1만5000장 이상, 2030년까지 5만장을 목표로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역시 'France 2030' 계획을 통해 총 540억 유로 규모의 혁신 투자에서 AI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미스트랄AI를 기반으로 유럽형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면담에서도 이 같은 공통 기조가 확인됐다. 양측은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각국 고유의 문화적·언어적 가치를 보존하는 소버린AI 확보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한국의 AI 반도체 기술과 미스트랄 AI의 유연하면서도 강력한 모델과 결합했을 때 아시아를 기반으로 유럽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는 최상의 '풀스택 AI'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임문영부위원장은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반도체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독파모 구축에 매진 중"이라며 "미스트랄 AI가 지향하는 효율성과 개방성 철학은 우리 AI 전략과 완벽히 부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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