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윤서진 인턴 기자 = 고대 중국에서는 인간의 배설물이 단순한 폐기물이 아닌, 돈이 되는 자원으로 취급됐다. 특히 농업 중심 사회였던 당시에는 인분이 비료로 활용되면서 하나의 '산업'으로까지 발전했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현대처럼 수세식 화장실이 보편화되기 전, 사람들은 배설물을 용기에 담아 보관했고 이를 스스로 처리하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야간 토양'이라 불리는 인분을 수거하는 전문 직업이 등장했다.
이른바 '배설물 수집가'들은 정해진 시간에 집집마다 돌며 배설물을 모은 뒤, 이를 농촌 지역으로 운반해 농민들에게 판매했다. 농작물 생산에 필수적인 비료였던 만큼 수요가 꾸준했고, 자연스럽게 수익성 높은 직업으로 자리 잡았다.
수거 구역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했다. 남송 시대에 이르러서는 영역 다툼이 법정 분쟁으로 이어질 정도였으며, 이후 명·청 시대에는 수거와 유통 체계가 보다 조직적으로 정비됐다. 도시 외곽에는 별도의 처리 시설이 마련됐고, 이곳에서 건조·가공된 배설물이 상품처럼 거래됐다.
흥미로운 점은 배설물의 '가격'이 배출한 사람의 생활 수준에 따라 달랐다는 것이다. 식단이 좋은 부유층의 배설물은 품질이 높은 비료로 여겨져 더 비싸게 팔렸다.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해 수집가들끼리 나름의 규칙도 만들었다. 서로 담당 구역을 나누고, 이를 침범하지 않도록 계약과 유사한 합의를 맺는 등 일종의 '시장 질서'가 형성됐다.
이 산업에서 특히 유명한 인물로는 당나라 시기 장안에서 활동한 루오후이가 꼽힌다. 그는 한때 떠돌이 신세였지만, 도시의 공공·사설 화장실을 사실상 독점하며 큰 부를 축적했다.
당시 수도 장안의 인구는 200만 명에 달했으며, 황제가 위생 강화를 명령할 정도로 폐기물 관리가 중요한 문제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루오후이는 도시의 인분을 수거해 교외 농민들에게 판매하는 사업으로 성공을 거뒀다.
그의 부는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할 정도였다. 한 학자가 그의 집을 방문했을 때 화려한 장식과 풍족한 생활 수준에 감탄하며 "왜 여전히 그런 일을 하느냐"고 묻자, 그는 "일을 멈추면 재산도 줄어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그는 한때 사업을 중단했다가 재산이 감소했고, 다시 일을 재개한 뒤에야 부를 회복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비록 당시 사회에서 배설물 수집업은 낮은 직업으로 여겨졌지만, 이를 통해 막대한 부를 쌓은 사례는 '무엇이든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역사적 사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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