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플라스틱값' 폭등…인도선 생수 공장 20% 문 닫았다

기사등록 2026/04/03 15:32:07 최종수정 2026/04/03 17:54:24

국제 유가 폭등에 플라스틱 원재료값 60% 급등…생수 업체들 줄폐업 위기

[뉴델리=AP/뉴시스] 지난 13일 인도 뉴델리에서 액화석유가스(LPG) 부족에 항의하는 시위 도중 LPG 가스통 모형을 든 야당 당원을 경찰이 끌어내고 있는 모습. 2026.04.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이란과의 전쟁 여파로 유가가 폭등하면서 인도의 생수 산업이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45도에 달하는 기록적인 폭염 속에 생수 가격이 치솟고 원자재 부족으로 공장이 가동을 멈추는 등 인도 서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의 BBC에 따르면 인도의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비슬레리(Bisleri)는 최근 생수 가격을 11% 인상했다. 유가 상승으로 플라스틱병의 원료인 PET 수지 가격이 kg당 115루피에서 180루피로 60% 가까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9달러까지 치솟자, 석유 부산물로 만드는 플라스틱 용기 생산 비용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올라섰다.

비자이신 두발 마하라슈트라주 생수제조협회장은 "포장재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으로 인해 주 내 생수 제조 공장의 약 20%가 이미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했다"며 "기업들이 비용 상승분을 흡수하는 것도 한계에 도달해 결국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는 도시 가구의 15%, 농촌 가구의 6%가 생수에 식수를 의존하고 있어 물값 상승은 곧 생존의 문제로 이어진다.

위기는 플라스틱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유리병 제조업계도 천연가스 공급 부족으로 비상이 걸렸다. 인도 정부가 가정용 가스 공급을 우선시하며 산업용 가스 공급을 20% 감축하자, 유리 제조 가마를 가동하기 어려워진 업체들이 생산을 줄이고 있다. 이로 인해 유리병 가격이 약 20% 급등했으며, 하이네켄과 칼스버그 등 글로벌 맥주 기업들은 주 정부에 가격 인상을 요청한 상태다.

특히 유리병을 주로 사용하는 의약품 업계의 타격은 더 심각하다. 비트룸 글래스의 비토브 셋 CEO는 "가스 대신 비싼 석유를 사용해 공장을 돌리고 있지만 생산비 상승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물과 의약품 같은 필수재 공급이 줄어들면 사회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인도 전역에서는 조리용 가스 부족으로 음식점들이 문을 닫고 있으며, 비료와 세라믹 산업까지 가동 중단 사태가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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