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한 회계 아닌 권력과 무처벌 문제"…글로벌 부유세 도입 촉구
2일(현지시간) 영국의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구호기구 옥스팜은 최신 분석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슈퍼 부자들이 세무 당국으로부터 숨긴 자산이 최대 3조 5500억 달러(약 4800조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를 넘어서는 수치다.
옥스팜은 2023년 기준 역외 자산 총액이 13조 2500억 달러(약 1경 8000조 원)로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2016년 국가 간 자동 정보 교환 시스템 도입 이후 은닉 자산의 비중은 줄었으나, 여전히 상당액이 세금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은닉 자산의 80%인 2조 8400억 달러는 상위 0.1%의 가구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 세계 인구 절반에 해당하는 빈곤층의 전체 재산을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다.
이번 조사는 조세 회피처의 실상을 폭로했던 ‘파나마 페이퍼스’ 문건 공개 10주년을 맞아 발표됐다. 옥스팜의 조세 전문가 크리스천 할룸은 "이것은 단순히 영리한 회계 처리가 아니라 권력과 무처벌의 문제"라며 "억만장자들이 역외 조세 회피처에 돈을 쌓아두는 행위는 사회적 의무 위에 군림하려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옥스팜은 각국 정부에 조세 구멍을 폐쇄하고 누진적 부유세를 즉각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영국 정치권에서는 부유세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 녹색당은 부유세 도입을 공개 요구하고 있다. 잉글랜드·웨일스 녹색당 대표 잭 폴란스키는 순자산 1000만파운드 초과분에 연 1%, 1억파운드 초과분에 연 2%를 물리는 방안을 제시하며 연간 150억파운드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영국 재정연구소(IFS)는 신규 부유세보다 지방세와 자본이득세 등 기존 자산세 체계를 손질하는 편이 낫다는 입장을 내놨다.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은 자본이득세율 인상과 200만파운드 초과 주택에 대한 신규 지방세 할증, 비거주 특혜세제 폐지 등 자산 과세를 강화했지만, 옥스팜은 더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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