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서 혐오 표현 접해
'차별 경험' 응답자 중 78%가 '학교서 차별' 답변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청소년 성소수자의 학교 내 차별과 정신건강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3일 오후 서울 중구 인권교육센터에서 '성적 지향·성별 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정책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만 16세~18세 청소년 성소수자 457명 조사한 결과, 이들 다수는 일상에서 혐오 표현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89.6%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84.6%는 유튜브·틱톡 등 영상 플랫폼에서 혐오 표현을 접했다고 답했다. 온라인 기사 댓글을 통해 혐오 표현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70.7%에 달했다.
실제 차별을 경험한 비율도 적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 중 21.8%가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이 가운데 학교에서 차별을 겪었다는 응답이 77.9%로 가장 높았다. 학원(29.5%), 화장실·탈의실 등 시설(25.3%)에서도 차별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 현장의 시설과 제도와 관련한 어려움도 확인됐다. 응답자의 32.6%는 교복·줄서기·체육활동 등에서 성별에 따른 구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고, 24.5%는 각종 서류에 자신의 성별 정체성과 맞지 않는 성별을 기입해야 했다고 밝혔다.
교사의 부적절한 대응도 지적됐다. 응답자의 24.8%는 겉으로 보이는 성별에 맞게 행동하도록 강요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14.1%는 자신의 성소수자 정체성 표현을 제지당했다고 밝혔다. 동의 없이 정체성이 타인에게 알려졌다는 응답도 9%로 나타났다.
정신건강 지표도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전체 응답자 439명 중 69%(303명)가 우울 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청소년들은 보다 포용적인 학교 환경을 요구했다. 응답자의 55.8%는 교육과정 내 성소수자 관련 내용 포함을, 48.4%는 혐오·차별 예방 교육 실시를 필요하다고 꼽았다.
교사의 인식 개선(42.9%), 차별 금지 교칙 마련(30.8%) 등의 요구도 뒤를 이었다.
정민석 청소년성소수자지원센터 띵동 대표는 "학교를 성소수자 친화적 환경으로 만들기 위한 실천을 바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부는 교육과정에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포함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은 성소수자 자살 예방,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진은 ▲성소수자를 전제로 한 교육 관련 법·제도 제·개정 ▲성소수자 혐오성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교육 환경 보장 ▲성소수자 학생의 교육권 보장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번 조사는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실시된 동일 주제 조사로 숙명여대 산학협력단이 수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reat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