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공 폐쇄에 유류할증료 상승…장거리 방송 축소
국내여행, 중국·일본 등 근거리 편성 이동 가속화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고유가와 고환율,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겹치며 홈쇼핑업계의 여행상품 편성 전략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유류할증료 상승과 항공 노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외 장거리 상품은 줄고 국내나 근거리 여행으로 비중이 이동하고 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홈쇼핑사들은 최근 두바이나 아부다비 등 중동을 경유하는 장거리 해외여행 상품 편성을 줄이고 국내 및 근거리 여행으로 비중을 조정하는 등 전반적인 전략 수정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충돌 격화되면서 중동 지역 영공이 폐쇄돼 해당 지역을 경유하는 항공 노선 운항 자체가 어려워진데다 홈쇼핑 여행상품 특유의 비용 구조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일반 상품은 판매액에 연동해 수수료를 받는 구조인 반면, 여행상품은 방송 편성에 따른 광고비 성격의 비용이 선투입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고정비 비중이 큰 편이다.
이에 따라 수요 변동 시 동일한 비용 대비 모집 인원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업계는 이를 고려해 여행사와 협의를 거쳐 상품 편성이나 지역 구성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홈쇼핑 GS샵의 경우 3월 해외여행 편성이 전년 대비 약 30% 감소했으며 4월에도 비슷한 수준의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4월에는 국내여행 편성을 전년 대비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한다. 양양·여수 등 주요 관광지 호텔 및 풀빌라 숙박권과 제주 골프텔 상품 등을 중심으로 방송을 강화할 계획이다.
해외여행은 유류할증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일본·중국 등 근거리 지역과 호주, 중남미 등 대체 노선 중심으로 재편한다.
롯데홈쇼핑은 현재까지 4월 여행상품 편성에 큰 변화는 없지만, 상황을 지켜보며 조정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유류할증료 영향이 큰 유럽·미주 장거리 대신 일본·중국 등 단거리 지역 중심으로 편성을 강화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실제 여행 관련 상품 상담 수요도 감소세다. 롯데홈쇼핑의 3월 여행 상담 건수는 전년 대비 6%, 평년 대비 10% 줄었다. 업계는 환율과 유가 상승, 전쟁 등 복합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라이브쇼핑 역시 여행상품 편성이 줄어든 상황이다. 3월 전체 여행 편성은 전년 동월 대비 약 15% 감소했으며 특히 유럽·미주·호주 등 장거리 상품은 90% 이상 급감했다.
신세계라이브쇼핑 관계자는 "유류할증료 인상과 불안정한 국제 정세, 고환율로 장거리 여행 수요가 급격히 줄었고 기존 예약 취소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라이브쇼핑 역시 국내여행과 단거리 상품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 국내여행 편성은 18%, 단거리 여행은 33% 증가했으며 4월에도 관련 상품 확대를 검토 중이다.
업계는 여행 수요가 크게 위축된 것은 아닌 만큼 비용 부담과 운항 여건 변화에 맞춰 상품 구성을 지속적으로 조정해 나갈 방침이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여행 수요가 완전히 꺾였다기보다는 비용과 리스크 요인에 따라 소비와 편성이 함께 움직이고 있다"며 "패키지 여행 중심의 상품 구조를 고려할 때 당분간은 근거리와 국내 여행 중심의 재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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