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3주간 이란 강타"…호르무즈 해협 장악 나설까

기사등록 2026/04/02 12:43:37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백악관 크로스홀에서 이란 전쟁과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주 동안 이란을 대대적으로 타격할 것"이라며 "이란을 석기시대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2026.04.02.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향후 2~3주간 이란을 강하게 추가 타격하겠다고 밝히면서, 중동 전쟁의 다음 국면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충돌로 옮겨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섬들을 군사 요새화해 유조선 항로를 사실상 틀어쥐고 있으며, 해협 재개방은 협상 또는 미군·동맹군의 섬 장악 작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WSJ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100마일 구간의 19개 섬에 레이더와 활주로, 연료 저장시설, 미사일 체계, 잠수함·고속정 출격 시설 등을 구축해 왔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전 세계 거래 원유의 약 20%가 지나던 핵심 수로로, 최근 통항은 급감한 상태라고 신문은 짚었다.

WSJ는 해협을 지나는 선박이 정해진 항로를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고, 그 항로가 이란이 장악한 섬들 사이를 지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때문에 해협 봉쇄를 푸는 다음 단계는 외교적 타협이 되거나, 아니면 이들 섬을 직접 장악하는 군사작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미 해군 상륙강습함 USS 트리폴리가 최근 중동에 도착했으며, 이 함정에는 적대 지역의 섬 점령 작전에 특화된 제31 해병원정대 병력이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의 전략적 거점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곳은 하르그섬이다. 이 섬은 해협과는 떨어져 있지만 이란 원유의 90%가 선적되는 수출 핵심 기지로, 사실상 이란 경제의 심장부로 평가된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은 이곳의 군사시설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벌였지만 석유 시설은 직접 타격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유조선 선적이 이어졌다고 시장 분석가들은 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르그섬 장악을 지렛대로 거론해 왔지만, 이란 영토 깊숙한 곳에 있는 데다 섬 규모도 커 실제 점령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뉴시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 시간)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인근에 지상군 1만명을 추가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을 타격할 수 있는 곳에 배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봉쇄를 풀어낼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하르그섬을 확보함으로써 해협 개방 협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호르무즈 해협 최대 섬인 케슘섬도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이 섬에는 해군기지와 지하 미사일 시설이 있고, 주변의 소규모 섬들까지 군사시설로 연결돼 있어 이란의 해협 통제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라라크섬은 선박 이동 감시의 핵심 축으로 지목됐다. 이스라엘의 한 연구기관은 이 섬에 러시아제 위성통신 교란 장비와 대함미사일을 갖춘 고속정, 해군 보병 병력이 배치돼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재무부 출신 연구원은 라라크섬을 해협 운영의 핵심축으로 평가했다.

실제 전쟁 전에는 선박들이 오만 해안 쪽 남쪽 항로를 더 많이 이용했지만, 최근에는 라라크섬과 케슘섬 사이 수로를 지나 이란 해안 가까이로 붙어 이동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즈리스트 인텔리전스 분석가들은 일부 선박이 통과 허가를 받기 위해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결된 중개망에 선박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체계가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초대형 원유운반선 1척의 통과 대가로 최대 200만달러 상당의 중국 위안화가 거론된 사례도 소개됐다.

아부무사섬과 대·소툰브섬도 이란의 해협 통제 전략에서 상징성과 군사성을 동시에 지닌 곳으로 평가된다. 특히 툰브섬들은 선박이 실제로 오가는 좁은 심해 항로 사이에 자리 잡고 있어, 작은 섬이지만 해협 감시와 압박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고 WSJ은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